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과 외교공관 지역 근처에서 차량을 이용한 자폭테러가 벌어졌다. 폭발 충격으로 테러 현장에서 백여 미터 떨어진 한국 대사관 건물도 일부 파손됐다. 이번 자폭 공격은 지난 3일 카불에서 자폭 테러가 있은 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했다.
AP통신은 목격자들을 인용해 31일 오전 8시30분쯤(현지시간) 카불 시내 와지르 모함마드 아크바르 칸 지역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고 전했다. 아프간 정부 관계자는 테러로 최소 80명이 숨지고 300명 이상이 다쳤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폭발 현장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건물 유리창이 깨질 정도로 폭발의 위력이 강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건 당시는 출근 시간이어서 수 십대의 차량이 밀려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테러로 부상한 사람들이 피흘리는 사진, 폭발 현장에서 검은 구름이 피어오르는 장면이나 넓은 광장에 깨진 유리가 깔려 있는 사진, 불에 탄 차 사진 등이 공유되고 있다.
자폭테러가 발생한 곳은 주변에 각국 대사관과 정부 청사 등이 몰려 있으며 대통령궁과도 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 내무부 부대변인 나지브 다니쉬는 카불 시내 독일 외교공관 근처에서 자폭 테러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폭발 충격으로 테러 현장에서 백여 미터 떨어진 한국 대사관과 프랑스 대사관, 일본대사관의 건물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사관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NHK에 따르면 한국 대사관 직원은 “매우 큰 폭발음이 들린 뒤 구급차 소리가 나며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대사관 직원 중엔 다친 사람이 없고, 안전한 장소에서 뉴스 보며 상황 지켜보는 중”이라고 밝혔다.
최근 카불에서는 자폭 공격이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에는 아프간 민간인 8명이 유엔 대사관을 지나는 나토 군차량에 대한 자폭 테러로 사망하기도 했다. 당시 IS는 자신들이 당시 공격 배후라고 밝혔다.
이번 자폭 테러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테러를 자행했다고 주장하는 단체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구자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