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한국에 도착했다. 31일 오후 3시15분쯤 인천공항 계류장 탑승교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정농단 검찰 수사로 독일 거주지에서 덴마크로 피신한 지 246일, 덴마크 경찰에 체포돼 구금된 지 151일 만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공항에서 대한항공 KE926편에 탑승한 직후 검찰에 체포된 정씨는 손목에 찬 수갑을 수건으로 가리고 탑승교를 빠져나왔다.
정씨는 탑승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과 문답을 이어갔다. 국민적 분노를 불러 일으킨 이화여대 특혜 입학에 대해 “학교에 안 갔으니 입학 취소는 당연하다”라고 쿨하게 말했다. ‘돈도 실력이다’라는 발언에 대해서는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지난 1월1일 덴마크 당국에 체포된 뒤 가진 인터뷰에서처럼 정씨는 거침없는 답변을 이어갔다. 그러나 국정농단 사건과 체류비용 등 돈 문제를 묻는 질문엔 모르쇠로 일관하며 어머니 최씨에게 책임을 돌렸다.
정씨는 국정농단 사건으로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이날 어머니 최씨는 정유라 이대 입학·학사 비리 결심 공판에서 징역 7년 중형을 구형받았다.
◇ 다음은 정유라씨 일문일답
-덴마크에서 오래 버텼는데 귀국 결심한 이유는
"아기가 거기서 너무 오래 혼자 있다 보니 가족도 없이. 빨리 입장 전달하고 오해도 풀고 해서 빨리 해결하는 게 나을 것 같아 들어왔다."
-삼성 스마트케어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상 본인을 위한 특별 지원이라고 생각한 적 없나.
"딱히 그리 생각한 적은 없는데 일 끝나고 돌이켜 보니… 잘 모르겠습니다. 어머니에게 들은 게 있어서."
-뭐라 하시던가.
"삼성전자 승마단이 또 승마 지원하는데 그 중 6명 지원하는 중 하나라고 말씀하셔서 그런줄로만 알았다."
-이화여대 입학부터 학점, 출석 특혜 있다고 조사돼 입학취소됐는데, 인정하나.
"학교 안갔으니 입학취소 당연히 인정한다. 제 전공이 뭔지도 잘 몰랐다. 한 번도 대학교에 가고 싶어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입학취소에 대해선 드릴 말씀이 없고, 죄송하다."
-대학 갈 생각이 없다 했는데, (입학면접) 들어갈 때 승마복 입고 금메달 걸고 갔다고 알려졌다. 누가 그러라고 했나.
"단복은 안 입었다. 단복은 다른 학생이 입고 왔다. 임신 중이라 단복 안 맞아서 마지막 식사 때 이후 한 번도 안 입고, 단복은 제가 입은 것이 아니고 다른 분이 입었다. 메달 들고 간 건 이대뿐 아니라 중앙대도 들고 갔다. 어머니가 메달 들고 가서 입학사정관 하시는 분한테 여쭤보라고. 가지고 가도 되냐고. 여쭤보고 된다고 해서 가지고 들어갔다."
-지난번 송환을 아들 이유로 거부했는데 고모하고 아들은 따로 들어오나.
"그렇다"
-현지 생활하는 고모와 아들 체류비용은 어떻게 해결하나.
"모른다. 안에만 있어서 아기만 일주일에 몇 번씩 봤고."
-본인의 변호사 비용 포함해 현지 체류 비용 분명히 들어가는 거 있을텐데 그 내용 전혀 모르나.
"모른다"
-아들은 언제쯤 들어오나.
"아들 입국 날짜는 말하고 싶지 않다."
-어머니 최순실씨 재판 보면서 어떤 생각하셨나.
"어머니 재판 내용 하나도 듣지 못하고 보지 못해서 어떻게 되고 있는지 하나도 전해 들은 것 없다."
-국정농단, 이런 과정들이 억울한가?
"제가 어머니와 대통령, 전 대통령님과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는 하나도 모르는데 일단 저는 좀 억울하다."
-그럼 과거에 본인이 돈도 실력이라는 발언을 올린 적 있는데 국민들에게 할 말 있나.
"제가 그거는 정말.. 제가 그땐 참 어리고 그때 제가 좀 다툼이 있어서 제가 하도 막 돈으로만 말을 탄다 그런 말을 많이 듣고 그래서 저도 욱하는 어린 마음에 썼던 것 같은데 죄송하게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저도 아기가 있는데 제 자식이 어디 가서 그런 소리 들으면 속상할 것 같다."
-파면당한 대통령의 뇌물죄 혐의 수혜자로 지목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국민이나 박 전 대통령에게 할 말 없나.
"어쨌든 제가 이런 일에 딱히 드릴 말씀 없고, 저도 지금 상당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가 모든 특혜 받았다고 하는데 아는 사실이 별로 없기 때문에 저도 계속 퍼즐을 맞추고 있는데도 사실 잘 연결되는 게 없을 때도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