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서 불길 휩싸인 난민선… 바다로 뛰어든 34명

입력 2017-05-31 10:02

30일(현지시간) 모로코에서 유럽으로 가던 '난민선'이 지중해 한복판에서 불길에 휩싸였다. 엔진 부분에서 불이 나 배에 타고 있던 난민들은 일제히 물로 뛰어들어야 했다. 몇몇 난민이 구조를 기다리면서 뒤집힌 보트에 매달려 있는 장면까지 바다 한가운데에서 벌어진 참사가 고스란히 촬영됐다.

포르투갈 공군은 지중해 스페인 해역을 지나던 이 난민선을 재빠르게 발견했다. 이 해역에서 항공 감시 임무를 수행하다 우연히 사고 현장을 포착했다. 불이 붙은 보트와 구명조끼를 입고 떠다니는 사람들을 발견한 포르투갈 공군은 즉각 구조 작업에 나서 34명 전원을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공군은 구조를 기다리는 난민들에게 구명뗏목을 띄워 보냈고, 가까운 어선을 불러 이들을 태우게 했다. 주변에 있던 스페인 연안 경비대 선박 두 척도 구조작업에 참여했다.

34명 난민을 모두 구조한 스페인 연안 경비대는 지금껏 수행했던 경비 업무 중 이번 구조가 "가장 어렵고 긴박했다"고 말했다.

작은 고무보트와 구명조끼에 의존해 모로코에서 유럽으로 향하던 이들처럼 매년 수천명이 목숨을 걸고 지중해를 건너다 실종되거나 사망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30일(현지시간) 올해 유럽으로 가다 실종되거나 사망한 난민이 1720명이라고 밝혔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