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역사교과서가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교육부는 31일 중·고교 역사교과서 발행체제를 국정・검정 혼용에서 검정 단일체제로 전환하는 고시 개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 한국사는 검정교과서만 사용토록 규정한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구분 재수정 고시'는 이날 관보에 게재됐다. 국정 역사교과서가 공식 폐지된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16~26일 행정예고 기간에 제출된 의견 처리 결과와 이유를 행정절차법에 따라 교육부 홈페이지에 공표할 예정이다. 검정 역사교과서의 교육과정 적용 시기 변경을 위한 2015 개정 교육과정 수정 고시와 역사교과서 검정실시 수정 공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2018년 학교 현장에 적용할 예정이었던 중고교 새 검정 역사교과서 제작이 1년 이상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새 검정 교과서를 개발할 수 있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출판업계의 지적에 따른 조치다. 교과서 집필부터 심사-수정-인쇄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려면 최소 1년6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또 검정교과서의 일부 집필기준도 손질이 필요하다. 현행 검인정교과서에는 헌법 전문에 따라 1919년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948년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고 돼 있다. 하지만 새 검정교과서의 기준인 '2015 역사과 개정 교육과정'은 1948년 8월15일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아닌 '대한민국 수립'으로 규정하고 있어 논란이 일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이끌었던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도 해체된다.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운영의 근거가 되는 국무총리 훈령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의 효력이 31일 만료되는 데 따른 것이다. 동북아 역사 왜곡 대응, 새로운 검정 역사교과서 개발 지원 등 추진단이 담당했던 업무는 교육부 학교정책실로 이관된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