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 머물러온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국적기를 타고 31일 오후 한국에 들어온다. ‘국정 농단’ 사건으로 지난해 9월 28일 당시 거처였던 독일에서 덴마크로 피신한 지 246일 만이다. 정씨는 246일 중 150일을 덴마크 구치소에서 보냈다.
덴마크 경찰은 전날 코펜하겐 공항에서 한국에서 파견된 검찰 관계자들에게 신병을 넘겼다. 정씨와 검찰 관계자 5명은 암스테르담공항에서 대한항공 KE-926편으로 갈아타고 한국으로 출발했다. 정씨는 다른 승객들이 타기 전 KE-926편에 올라 맨 뒤에서 두번째 좌석 창가에 앉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스마일 무늬가 그려진 흰색 티셔츠와 베이지색 가디건을 입고 파마머리를 푼 상태였다. 표정은 밝았다. 정씨는 오후 3시5분쯤(한국시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정씨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동시에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정씨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받아놓은 체포영장은 한국행 항공기 안에서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 호송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 호송팀이 맡는다. 검찰은 정씨를 일반인이 이용하는 입국장이 아닌 별도의 경로를 통해 서울중앙지검으로 호송해 48시간 동안 투트랙 수사에 나선다.
정씨는 이화여대 특혜 입학·학사 비리 의혹과 삼성그룹 부당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특수1부는 지난해 검찰 특별수사본부 1기 당시 삼성그룹의 승마 지원을 중심으로 부당 특혜 의혹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이는 박근혜(65) 전 대통령과 정씨의 모친 최씨와의 뇌물 혐의와 맞닿은 것으로 정씨에게도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앞서 삼성그룹은 독일에 있는 코어스포츠로 약 78억원 상당을 보냈고 이 돈 중 일부가 정씨를 위해 사용된 점 등을 고려하면 추가 수사에서 새로운 혐의가 확인될 경우 정씨도 뇌물수수 혐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특수1부와 별개로 첨단1부는 정씨와 관련한 이대 학사비리나 국외 재산형성 과정 등을 살펴본다. 규정을 위반한 부정입학 의혹은 물론 수업 일수를 채우지 못했음에도 좋은 학점을 받는 등 학사비리 전반에 대해 살펴볼 것으로 전해졌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