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 공장 폭발음 뒤 화염..4일전 특별안전감독 실시, 무용지물

입력 2017-05-30 16:33
30일 오전 7시42분쯤 한화케미칼 여수1공장에서 에틸렌 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발생한 화재를 소방관들이 진압하고 있다.<전남도 소방본부 제공>

한화케미칼 여수공장이 지난해 3월 안전점검을 실시했는데도 불구하고 화재가 발생해 형식적인 안전점검이 이뤄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년 주기로 이뤄지는 공장 설비시설의 안전점검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고용노동부여수지청과 중대산업재해예방센터, 산업안전보건공단이 공동으로 한화케미칼여수공장 전체에 특별안전보건감독을 실시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30일 전남 여수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42분쯤 여수시 여수산단로에 위치한 한화케미칼 1공장에서 불이 났다.

이 불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와 화학재난합동방제센터 진화차량 등 총 20대가 출동해 오전 8시40분쯤 진화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화재는 한화케미칼 1공장 PE(폴리에틸렌) 생산라인을 가동하던 중 고압분리기(S201) 압력 상승으로 인해 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밸브 혹은 파열판(압력제어 보조 장치)이 터졌고 이로 인해 에틸렌 가스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공장은 화재 발생 당시 ‘쾅’하는 폭발음과 함께 검은색 연기 기둥이 솟아 오른 뒤 곧바로 화염에 휩싸였다.

한화케미칼 여수공장은 앞선 지난 5월 22일 오전 9시30분쯤 원료 압축기 배관 파손으로 폴리에틸렌 원료로 사용되는 자일렌(유독가스)이 유출됐었다.

이 사고로 인해 현장에서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근로자 11명이 독가스를 흡입해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다.

한화케미칼㈜은 플라스틱 재료인 폴리에틸렌, 폴리염화비닐, 가성소다 등 다양한 기초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대형 화재나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특히 이번 화재가 발생한 곳은 열가소성 플라스틱인 폴리에틸렌 생산 공장이다. 폴리에틸렌은 연소되면서 용융 액면이 넓어지는 성질이 있어 화재의 확산이 빨라지는데 따라 초기 화재 진압에 실패할 시 대형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원인에 대해 조사하는 한편 안전규칙 준수에 대한 위법사항이 드러날시 관련자들을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한편 한화케미칼은 1986년에 에틸렌 가스 누출에 의한 폭발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화상을 입었다. 또 2001년에는 황산드럼 폭발 사고로 2명의 사상자를 냈다.

여수=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