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반변성 환자들, 눈관리 소홀…49%만 색안경 착용

입력 2017-05-30 13:21
우리나라 황반반성 환자들은 시력유지 및 보호를 위해 눈건강 관리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누네안과병원은 최근 국내 황반변성 환자 186명을 대상으로 안과 방문치료 외에 추가로 실천하는 눈관리법이 있는지에 대한 설문조사(중복응답 가능)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9일 밝혔다. 

조사 결과 ‘황반변성 치료 외의 관리’방법의 하나로 선글라스를 착용한다고 응답한 이는 불과 49%로 2명 중 1명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그림 참조). 

나아가 금연·금주 등 생활습관조절에 신경 쓴다는 사람도 전체이 48%에 그쳤다.

반면에 눈 영양제(루테인)를 복용한다는 응답자는 8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명 중 1명 이상이 평소 눈관리를 위해 색안경 착용이나 절주, 금연 등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려 노력하기보다는 손쉬운 약 먹기를 선택하고 있다는 얘기다.

강한 자외선 과다노출 시 백내장·황반변성 일으켜


자외선은 가시광선보다 짧은 파장으로 눈으로 볼 수 없는 빛이다. 

사람이 단기간 일정량 이상의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거나, 오랫동안 강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급성 또는 만성 안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시신경을 흥분시켜 충혈되거나, 각막이 화상을 입는 ‘급성표층성 각막염’, 각막상피 손상과 염증이 생기는 ‘광각막염’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강한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생기는 백내장, 황반변성 등 만성 안질환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유용성(사진) 누네안과병원 망막센터 원장은 “황반변성 치료 결과가 좋아도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며 “짧은 시간 외출한다고 해서 자외선 차단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건 잘못된 생각이다”고 경고했다.

유 원장은 또 “안질환 예방을 위해 자외선을 차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선글라스 착용으로, 장소나 목적에 따라 렌즈를 선택하고 선글라스를 항시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황반변성 환자는 주원인 ‘노화’ 예방 위해 노력해야

황반변성은 시력의 중심을 담당하는 황반에 신생혈관이 생겨 부종이나 출혈로 인해 변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거나 중심 시야가 흐려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병이 더 악화되면 선이 굽어 보이거나 시야 중심부에 까만 점이 생기는데 이때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을 잃을 수 있다.

황반변성의 원인은 명확하게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모세혈관 장애로 인한 망막과 맥락막의 비정상적인 혈관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혈관에서 누출된 혈액이나 액체가 시력저하를 유발하는 것이다.

비정상적인 혈관이 생성되는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를 들 수 있다. 이 외에 과다한 자외선 노출, 흡연, 고지방·고열량 식습관, 스트레스, 고혈압, 심혈관계 질환, 유전 및 가족력 등이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또 고도근시가 원인인 ‘근시성 황반변성’과 50세 이하의 젊은 환자 중 원인이 불분명한 ‘특발성 황반변성’이 있다.

활성산소와 과도한 청색광 흡수 황반변성 원인이 될 수 있어

자외선은 우리 몸에 활성산소를 만들어 노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활성산소는 적당량이 있으면 세균이나 이물질로부터 몸을 지키는데 도움이 되지만, 너무 많이 발생하면 정상세포까지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고 각종 질병과 노화를 부르는 주원인이 될 수 있다. 

만성적인 자외선 노출로 인한 활성산소의 생성은 또한 노화를 가속화시켜 황반변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외선 및 전자기기에 포함되어 있는 청색광도 황반변성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황반의 노란 색소는 파란색 계열의 단파장 빛과 블루라이트로 알려진 청색광을 흡수해 망막을 보호한다. 청색광은 햇빛의 가시광선과 자외선에 일부 포함되어 있으며, 휴대전화나 노트북에서도 발산한다. 

노화가 진행되면 황반의 노란 색소가 줄어들어 청색광이 망막에 과도하게 흡수되는 것을 막지 못해 황반변성을 야기할 수 있다.

황반을 채우고 있는 노란 색소가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루테인’이다. 

루테인은 황반을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흡수해 실명 위험을 예방하고 시력회복에 도움을 준다. 또한 청색광 흡수력이 뛰어나 망막에 청색광이 도달하는 것을 감소시켜 눈부심 현상과 물체가 흩어지는 것 같은 시각적인 장애를 완화시킨다. 루테인은 체내에서 스스로 생성하지 못해 반드시 별도로 섭취해야 한다.

노란색 렌즈 선글라스 착용으로 황반변성 예방

자외선을 차단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다. 

렌즈 색상 농도가 짙을수록 자외선 차단이 잘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짙은 색 렌즈의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어두워지면서 빛의 양을 늘리기 위해 동공이 확장된다. 이때 자외선 차단이 되지 않는 선글라스를 사용하면 열린 동공으로 자외선이 망막까지 도달해 눈 건강에 악영향을 끼친다.

유용성 원장은 “황반변성 고위험군이나 이미 병이 진행 중인 환자의 경우 가급적 노란색 렌즈 선글라스가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노란색 렌즈는 망막에 도달하는 단파장 빛의 양을 줄이고, 청색광을 걸러내어 황반변성 예방과 병의 진행을 막는데 도움되기 때문이다. 

갈색렌즈는 단파장을 많이 흡수해 흐린 날 시야를 선명하게 한다. 또 회색렌즈는 가시광선을 전 파장에 걸쳐 고루 흡수하므로 색의 왜곡 현상이 적은 특징이 있다.

녹색렌즈는 가시광선의 파란색, 빨간색 파장을 흡수하여 색의 차이가 경감되어 피로를 덜어주고 자연스러운 색조에 가까운 시야를 얻을 수 있다. 

렌즈 색상 농도는 75~80% 정도로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에서 눈동자가 들여다보일 정도가 좋다.

선글라스 구입 시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는 UV마크를 꼭 확인하고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구름 낀 날은 자외선이 구름에 산란‧반사되어 맑은 날보다 30% 더 강하며, 뭉게구름이 20~50%있을 때 자외선 양은 최대치가 된다. 

구름에 의한 산란효과는 파장이 긴 자외선A 파장에서 더 잘 일어난다. 유용성 원장은 “구름이 있다고 안심하지 말고 더욱 더 신경 써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