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태 장본인인 최순실(61)씨의 딸 정유라(21)씨가 강제송환 절차에 따라 30일 덴마크를 출발해 이튿날인 31일 한국에 도착한다. 올 1월부터 덴마크에서 구금 생활을 해온 정씨는 덴마크 검찰과 법원의 송환 결정에 불복해 항소심을 제기했으나 지난 24일 이를 포기해 한국 송환이 확정됐다.
29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정씨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30일 오후 4시25분쯤 출발한 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31일 오후 3시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법무부와 검찰 관계자 5명은 정씨의 신병을 인계받기 위해 이날 덴마크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덴마크 당국으로부터 정씨를 넘겨받은 후 기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발부받아 둔 정씨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 정씨는 한국 국적기 탑승 직후 체포될 수도 있다. 다만 체포영장 집행 후 체포기한(48시간) 등을 감안해 정씨가 인천공항에 도착한 직후 영장을 집행할 가능성도 크다.
정씨는 귀국 즉시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돼 곧바로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이화여대 입학·학사 비리, 삼성그룹의 승마 훈련 부당 지원, 최씨의 국·내외 불법 재산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지켜봐온 정씨가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진술을 내놓을 경우 검찰이 검토 중인 국정농단 재수사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국정농단 내부 고발자 가운데 하나인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은 “정씨는 여과 없이 얘기한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수준”이라며 “최대의 핵심 증인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