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상황에 놓인 유아를 발견한 경찰들이 순찰차로 긴급 후송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20일 오후 7시 30분쯤 경기 성남시 중원구 도촌동에서 순찰차를 타고 순찰 활동을 하던 성남중원경찰서 도촌파출소 최홍준 순경은 도로에서 두 살배기 아이를 안고 울고 있는 김 모(39)씨 부부를 목격했다.
이들 부부는 두 살배기 아들이 고열을 앓다가 숨을 쉬지 않자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고자 최 순경이 소속된 도촌파출소로 달려가고 있었다.
김 씨 부부는 최 순경에게 "우리 아이가 숨을 안 쉰다, 제발 도와 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상황이 위급하다고 판단한 최 순경 등은 즉시 부부와 아이를 순찰차에 태워 병원으로 출발했다.
이들의 목적지는 약 5㎞ 거리에 있는 분당차병원이었다. 주말 저녁인 데다, 분당 및 용인수지 등을 오가는 차량이 몰리는 도촌사거리를 지나야 해서 20분 넘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였다.
차량에 탄 김 씨는 연신 아이를 토닥였지만 의식은 회복될 기미가 없었다. 부인(38)은 끝내 참아왔던 눈물을 터뜨렸다.
일분일초가 급한 상황에서 경찰관들은 순찰차 사이렌을 울리고, "긴급환자 이송 중입니다. 시민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합니다"라는 안내방송을 하며 급히 차량을 몰았다.
순찰차의 다급한 사이렌 소리에 시민들도 협조에 나섰다. 순찰차를 앞서 가던 차들이 옆으로 비켜 도로를 내줬고, 길을 건너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춰 섰다.
경찰관의 신속한 대처와 시민들의 도움으로 김 씨 부부는 단 5분 만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김 씨 부부의 아들은 '골든타임'에 적절한 조치를 받게 됐고, 다행히 아무런 탈 없이 당일 밤늦게 퇴원했다.
김 씨는 병원에 퇴원한 직후인 20일 오후 11시쯤 도촌파출소를 찾아 "경찰관님 덕분에 우리 아이가 살았다"며 감사 인사를 건넸다.
최 순경은 29일 "파출소로 복귀하는 중에 김 씨 부부를 목격하고 바로 병원으로 출발했다"며 "119를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판단했다. 주변 시민들의 도움으로 아이가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