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최순실 다시 외면…시선조차 안 마주쳐

입력 2017-05-29 11:30 수정 2017-05-29 11:36
초췌한 모습의 박근혜(사진 왼쪽) 전 대통령과 마스크를 쓴 최순실(오른쪽) 씨가 29일 오전 호송차에서 내려 공판이 열리는 법정으로 걸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6일 만에 다시 만난 '40년 지기' 최순실(61)씨를 외면했다. 

29일 법정에서 두 번째 재회를 한 박 전 대통령과 최 씨는 서로를 외면한 채 눈길도 주지 않았다. 둘의 만남은 지난 23일 열린 첫 번째 공판 이후 6일 만이다. 이들은 첫 재판에서도 정면만 응시한 채 서로를 쳐다보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쯤 법정에 들어섰다. 재판부와 변호인단에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 박 전 대통령은 무표정한 얼굴로 피고인석으로 걸어갔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지난 두 차례 재판에서와 같이 짙은 남색 계열 재킷을 입고 나왔다. 집게핀과 똑딱이핀으로 꾸민 올림머리도 여전했다. 가슴 왼편엔 여전히 '나대블츠, 서울(구), 503'이 적힌 원형 수용자 배지가 달려있다.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씨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잠시 후 최 씨도 뒤따라 법정에 들어왔다. 지난 재판에서 베이지색 코트를 입고 나온 최 씨는 짙은 회색 계열 롱코트와 검은색 긴팔 셔츠의 사복을 입고 나왔다. 머리는 끈으로 질끈 묶었다.

최 씨는 박 전 대통령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자리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도 정면만 바라보며 최 씨를 향해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지난 재판에서처럼 두 사람은 변호인을 사이에 두고 피고인석에 나란히 앉았다. 서로 정면만 응시할 뿐, 눈빛 교환은 없었다.

방청석은 시민과 취재진으로 가득 찼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로 추정되는 일부 방청객들은 박 전 대통령이 입장하자 주먹을 하늘로 올리며 응원을 했다. 이들은 법원 직원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두 사람은 삼성으로부터 592억 원 뇌물을 수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