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는 즐거움은 오래 가지 못했다. 파란 하늘을 보며 맑은 공기를 마셨던 열흘 남짓의 행복은 다시 늘어난 미세먼지로 가로막혔다.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를 공습한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일본기상협회에 관측됐다.
일본기상협회는 29일 오전 9시 현재 한반도로 유입된 ‘극도로 많음’ 수준의 초미세먼지(PM-2.5)를 관측해 그래프로 표시하고 있다. 지난 28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48시간을 예상한 그래프다. 이 그래프에서 초미세먼지는 정오부터 수도권을 강타한 뒤 전국으로 확산된다. 초미세먼지는 밤까지 체류할 것으로 보인다.
이 그래프만 놓고 보면 수도권은 지금 초미세먼지로 뒤덮였다. 환경부 실시간 대기오염도측정 서비스 ‘에어코리아’에서 오전 10시 서울 중구를 기준으로 관측한 미세먼지(PM-10) 농도는 70㎍/㎥, 초미세먼지 농도는 39㎍/㎥로 ‘보통’ 수준이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초미세먼지 농도를 분포 범위에 따라 ‘좋음’(15㎍/㎥ 이하) ‘보통’(16~50㎍/㎥) ‘나쁨’(51~100㎍/㎥) ‘매우 나쁨’(101㎍/㎥ 이상) 등 4단계로 분류한다. 1㎥는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1m인 공간이다. 1㎍은 100만 분의 1g이다.
반면 일본기상협회는 상대적으로 엄격한 기준으로 초미세먼지 농도를 예보하고 있다. 분포 범위에 따라 ‘적음’ ‘다소 적음’ ‘다소 많음’ ‘많음’ ‘매우 많음’ ‘극도로 많음’ 등 6단계로 나누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초미세먼지 농도 범위가 50㎍/㎥을 넘지 않으면 ‘보통’ 수준을 가리키는 반면, 일본에서는 36㎍/㎥를 초과하면 ‘극도로 많음’으로 관측돼 그래프에서 붉은 색으로 표시된다. 일본기상협회 그래프에서 붉은 색으로 표시된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우리나라에선 ‘보통’ 수준을 가리킬 수 있다.
일본기상협회 관측이 적중하면 초미세먼지는 오는 30일 오전 중 동해상과 일본 열도로 이동한다. 같은 날 오전 9시 이후의 예상 그래프는 공개되지 않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