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가 몰래 관람한 이 연극이 특별한 이유

입력 2017-05-27 16:54 수정 2017-05-27 23:43
연극 '이등병의 엄마' 포스터(왼쪽),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서 눈물을 닦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연극 ‘이등병의 엄마’를 관람하고 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연극은 군대 내 사망사고 피해 가족들이 직접 출연하는 작품이다. 김 여사는 연극을 보며 유독 많은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등병의 엄마’ 제작자이자 인권운동가인 고상만씨는 27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 여사가 알리지 않고 연극 ‘이등병의 엄마’를 찾아와줬다”고 밝혔다.

고씨는 “(청와대에서) 4분이 비용을 내고 좌석을 배정받았는데 유독 세 번째 앉은 분이 많이 눈물을 흘렸다. 나중에서야 그분이 영부인임을 알았다”고 했다. 이어 “군 유족이 받은 최초의 위로”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고씨는 1998~1999년 천주교 인권위에서 일하며 군 의문사 활동의 효시 격인 ‘판문점 김훈 중위 사망사건’을 조사한 인권운동가다. 노무현 정부 당시 2년간 대통령 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군 의문사 조사관으로도 일했다.

고씨는 군 의문사 조사관으로 활동하던 당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이등병의 엄마’ 대본을 썼다. A일병이 상습 구타와 가혹행위를 당한 사실을 지휘관에 보고하지만 무시당하고, 결국 선임병들이 가혹행위로 사망에 이르지만 국군이 자살로 은폐한다는 내용이다. 실제 군대에서 아들을 떠나보낸 유가족들이 직접 출연한다.

앞서 고씨는 지난 19일 첫 공연을 마치고 김 여사와 국방위원들을 공개 초청했다. 김 여사는 이런 고씨의 요청에 화답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연극 관람은 김 여사의 비공식적인 첫 외부 활동이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