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바둑 1위 커제, ‘알파고’에 3연패…1승 꿈 못 이뤄

입력 2017-05-27 15:25 수정 2017-05-27 15:47
지난 23일 세계 바둑 랭킹 1위 커제가 '알파고'와의 대국 중 고민 되는 듯 머리를 만지며 바둑판을 보고 있다. 신화통신

세계 바둑 랭킹 1위 커제(20·중국)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에게 3연패를 당했다.

알파고는 27일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의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3국에서 커제 9단을 상대로 209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불계승은 바둑에서 계가를 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다. 통상 상대가 기권을 했을 경우에 이뤄진다.

앞서 커제 9단은 지난 25일 2국에서 패한 후 3국에서 돌가리기 없이 백을 잡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커제는 2015년에 백번으로 34연승을 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의 경우 백번 승률이 81%로 흑번 승률 65%보다 높았다.

이 같은 커제의 요청을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수용하면서 이날 대국은 돌 가리기 없이 진행됐다.

대국은 중국 룰로 진행됐다. 중국 룰은 먼저 두기 시작하는 흑이 백에게 1집 더 많은 7집 반의 덤을 주도록 돼 있어 백이 좀 더 유리하다.

바둑은 흑이 먼저 두는데, 먼저 두는 쪽(흑)이 유리하기 때문에 나중에 둔 쪽(백)에 그 불리함을 보상하기 위해 이 같은 규칙이 만들어졌다.

커제는 이번 대국의 승부를 최대한 복잡한 바둑을 하는데 걸었지만, 업그레이드 된 알파고의 최신 버전 2.0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대결한 알파고는 1.0버전이었다.

커제는 이번에 3패를 함으로써 우승상금 150만 달러(약 17억원)는 놓쳤지만, 이와 별도로 세 판의 대국료로 30만달러(약 3억 4000만원)를 받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