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바둑 랭킹 1위 커제(20·중국) 9단이 인공지능(AI) ‘알파고’에게 3연패를 당했다.
알파고는 27일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의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 3국에서 커제 9단을 상대로 209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불계승은 바둑에서 계가를 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다. 통상 상대가 기권을 했을 경우에 이뤄진다.
앞서 커제 9단은 지난 25일 2국에서 패한 후 3국에서 돌가리기 없이 백을 잡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커제는 2015년에 백번으로 34연승을 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의 경우 백번 승률이 81%로 흑번 승률 65%보다 높았다.
이 같은 커제의 요청을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가 수용하면서 이날 대국은 돌 가리기 없이 진행됐다.
대국은 중국 룰로 진행됐다. 중국 룰은 먼저 두기 시작하는 흑이 백에게 1집 더 많은 7집 반의 덤을 주도록 돼 있어 백이 좀 더 유리하다.
바둑은 흑이 먼저 두는데, 먼저 두는 쪽(흑)이 유리하기 때문에 나중에 둔 쪽(백)에 그 불리함을 보상하기 위해 이 같은 규칙이 만들어졌다.
커제는 이번 대국의 승부를 최대한 복잡한 바둑을 하는데 걸었지만, 업그레이드 된 알파고의 최신 버전 2.0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대결한 알파고는 1.0버전이었다.
커제는 이번에 3패를 함으로써 우승상금 150만 달러(약 17억원)는 놓쳤지만, 이와 별도로 세 판의 대국료로 30만달러(약 3억 4000만원)를 받는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