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서방 주요 7개국(G7) 연례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이 미국의 구글과 페이스북을 비롯한 인터넷 기업들을 상대로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중동의 주요 전장에서 패퇴하며 세력이 약해진 이슬람 국가(IS) 등 극단주의세력이 인터넷에서 암약하며 선전전 등 저강도 투쟁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들이 올리는 동영상 등을 적극적으로 차단해 달라는 주문을 한 것이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G7 정상들은 이날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 타오르미나에서 첫날 정상회담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인터넷은 지난 수십년간 (인류가 이뤄낸) 가장 중요한 기술적인 성과물이지만, 테러리스트들이 목적(terrorist purpose)을 이루기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인 것으로도 드러났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정상들의 성명은 IS를 비롯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시리아,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의 전장에서 잇달아 패퇴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들이 인터넷을 무대로 지원자를 끌어들이고 선전전을 펼치는 등 저강도 투쟁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주요 플랫폼을 운용하는 업체들의 대응을 촉구한 것이다.
이번 성명을 주도한 테리사 메이 총리도 “우리는 지난 월요일 영국의 맨체스터에서 터진 공격을 감안할 때, 앞으로 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며 “실수를 하지 말자. 대결의 무대는 전장에서 인터넷으로 이동하고 있다(the fight is moving from the battlefield to the internet)”고 성명 채택의 배경을 설명했다.
메이 총리는 시칠리아 G7 정상회담을 앞두고 강도높은 성명 채택을 추진해왔다. 인터넷 기업들에 테러리스트 관련 콘텐츠를 자동으로 식별하는 도구(tools)를 개발해줄 것을 촉구하는 것이 주요내용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관련 내용을 누가 올렸는지도 확인해 당국의 테러 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지만, 이날 성명에서 이러한 내용은 빠진 것으로 보인다.
정상들은 다만 인터넷 산업 주도의 포럼 발족을 도와 이러한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저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G7의 장관들이 곧 모여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것은 큰 진전이다. 우리는 이 협의체를 만들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왔다(put our full weight)”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