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어디서 분향해!” 노무현 영결식 때 MB에게 고함 친 백원우

입력 2017-05-26 07:13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백원우 전 민주통합당 의원이 임명됐다는 소식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백 전 의원의 과거 영상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25일 저녁 춘추관 브리핑에서 “민심 동향 등 여론 수렴과 대통령 친‧인척 관리 등에서 친인척에게 직언이 가능한 정치인 출신인 점을 고려해 백원우 전 의원을 민정비서관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네이버를 비롯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엔 백원우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는 과거 백 의원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연결식에서 소동을 벌인 영상이 재편집 돼 게시됐다.




이 영상은 2009년 5월 29일 경복궁에서 엄수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장면이 담겼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헌화하자 맨 앞줄에 앉아 이를 지켜보던 백 의원은 일어나 “어디서 분향을 해”라고 외치며 소란을 피웠다.

청와대 경호관들이 백 전 의원의 입을 틀어막고 강제로 끌어냈다. 이 모습을 본 이명박 대통령 내외는 놀란 듯 멈칫하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백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보복으로 살인에 이른 정치 살인”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사죄하라”고 말했다.




이날 공동 장의위원장이었던 한명숙 전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다가가 뜻하지 않은 소란이 벌어진 데에 대해 예의를 갖춰 사과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개의치 말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 후 백 전 의원은 검찰로부터 장례식 방해 혐의로 벌금 300만원 약식기소를 당했다. 1심은 백 전 의원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지만 2심은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은 최종심에서 검찰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저격한 인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4대강 사업 감사에 이어 백원우 의원 임명이라니 놀랍다” “이명박의 정치보복이 시작됐다” “분노에 찬 목소리로 MB에게 호통치던 그분이 드디어 빛을 본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백원우 전 의원은 고려대 졸업 후 1994년 고(故) 제정구 의원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로 있던 1997년 보좌역으로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2002년 대선 때 정무비서로 활동했으며 노무현 정부에서 민정수석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다 탄핵 역풍 속에서 진행된 2004년 총선 때 당선됐다. 재선에는 성공했지만 19·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낙선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중앙선거대책본부 조직본부 부본부장으로 역할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