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실세'였던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한국으로 송환된다.
정 씨는 덴마크 검찰의 한국 송환 결정과 덴마크 지방법원의 1심 판결에 반발, 고등법원에 한국 송환결정 불복 항소심을 제기했으나 24일(현지시간) 돌연 자진해서 항소심을 철회했다.
지난 1월 1일 덴마크 올보르에서 체포된 지 144일 만이다.
덴마크 검찰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정유라의 한국 송환이 최종 결정됐다"며 "그녀가 항소심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덴마크 검찰은 한국 사법당국과 협의해 향후 30일 이내에 정 씨를 한국으로 보낼 방침이다.
100일이 넘도록 한국 송환에 불복했던 정 씨가 돌연 항소심을 철회한 이유는 고등법원 재판에서도 한국 송환 판결을 뒤집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 정 씨는 한국에서 실형을 받을 경우 덴마크 올보르 구치소에 수감돼 있었던 기간은 복역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한국으로 송환되면 덴마크에서 수감된 기간 만큼 이중처벌을 받게 되는 상황 속에서 지연작전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의 정권교체 또한 정 씨의 심경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가 국정농단 사건을 재수사하고 윤석열 등 전임 박근혜 정부에서 좌천 됐던 인물들이 검찰에 복귀하는 등 국내 상황이 어렵게 돌아가면서 시간을 끌더라도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나란히 출두해 재판을 받는 모습도 정 씨의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정 씨에게 학사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화여대 김경숙(62)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이 징역 5년을 구형 받는 등 관련 인물들이 법정에 서는 상황이 정 씨를 압박한 것으로 판단된다.
정 씨는 한국으로 송환되면 곧바로 검찰에 인계돼 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씨가 귀국해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면 정 씨 이화여대 부정입학 및 학사 특혜 의혹과 박근혜 전 대통령 및 삼성전자의 제3자 뇌물 의혹에 대한 미진한 수사가 보완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