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들과 갈등을 빚어 온 김대진 수원시향 예술감독 사표가 결국 수리됐다. 이와 함께 오는 6월 26일 예정된 수원시향의 독일 프라이부르크 초청공연도 취소가 결정됐다.
수원시는 지난 23일 수원시립예술단 운영위원회를 열고 지난 10일 사의를 표명한 김대진 예술감독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그동안 염태영 수원시장은 김 감독의 사표 수리를 보류해 왔다. 운영위원회는 “김대진 예술감독이 국내 정상급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 지난 9년 동안 수원시와 수원시향 발전을 위해 많은 공헌을 했는데 불미스러운 사태로 사직 논란에 휩싸여 안타깝다”면서 “위원들은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 감독의 사표가 수리되면서 수원시향 악장과 첼로 수석 등도 잇따라 사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시는 다음 달 26일 국제자매도시인 독일 프라이부르크 공연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고 일정을 취소하기로 했다.
운영위원회는 “단원들의 예술감독 재계약 반대 등 상황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앞으로 수원시가 수원시민, 수원시의회, 예술인 등과 함께 수원시향 운영 방안을 정립해 새롭게 거듭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수원시향 예술감독은 운영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수원시장이 임명한다. 운영위원회는 수원시립예술단의 계획·운영에 관한 사항을 조정하고 심의하는 역할을 한다.
2008년 수원시향의 상임 지휘자로 취임한 김대진 지휘자는 수원시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창단 30주년 전국 9개 도시 전국투어 연주(2012년), 이탈리아 메라노 국제뮤직페스티벌 폐막공연 공식초청(2014년) 등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김 감독의 시향 운영방식이 단원의 반발을 사면서 문제가 드러났다. 특히 최근 김 감독의 폭언에 대해 노조가 강력히 규탄하는 대자보를 붙이기에 이르렀다. 김 감독은 지난 10일 “연주를 더 잘하자는 취지에서 한 말인데 지나쳤던 것 같다. 후회하고 사과한다”고 공식적인 사과표명을 한 뒤 사표를 제출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그동안 예술감독과 단원들의 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