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화성(60·시각장애1급) 한국장애인개발원 원장은 2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2월 대구를 시작으로 13곳에 지원센터를 만든 데 이어 올해 세종시 등 4곳에 추가로 센터를 설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원장은 “중앙센터 13명을 포함 전국 18곳의 센터의 종사자 135명이 1년 계약직이어서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을 경우 서비스의 지속적인 흐름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정원이 144명인데도 9명을 아직 채용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황원장은 “지방정부에서 수탁을 받는 방식이어서 법을 개정해 전액 국고 사업으로 전환해야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며 “현재 시스템으로는 권익옹호팀장의 경우 변호사가 와야 하는데 1년 계약직으로 일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공석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발달장애인들의 일자리와 고용유지 문제도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황원장은 “취업분야 중증장애 영역인 발달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마련하기위해 지난해 직업훈련부터 사업체에서 실시해 고용으로 연계하는 퍼스트잡 시범사업을 한 결과 50%이상의 고용이 유지되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올해는 대상지역을 더 확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황원장은 “E마트, 롯데마트 등 전국적인 유통회사와 손을 잡고 대대적으로 발달장애인 일터를 확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원장은 또 “요양보호사 분야와 인쇄업 분야도 발달장애인의 적합 직무로 평가받고 있는만큼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미얀마 장애전문가 5명은 이날부터 26일까지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카페 I got everything' 인천시청점 등을 방문해 미얀마에서도 발달장애인들을 한국처럼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인천전략기금 운영사무국인 한국장애인개발원 초청으로 방한한 연수단은 미얀마 사회복지구제재정착부 사회복지국 스완 예 야 사무관을 단장으로 묘 미앗 마웅(시각장애) 사회복지국 행정관, 킨 레이 이 사회복지국 장애아동학교 교감 등 3명의 정부관계자가 포함됐다.
장애자녀를 둔 킨 사파에 와잉 몬테소리 센터 교사, 따진 마웅 더 밝은미래 미얀마재단 차장도 함께 동행했다.
미연마는 이번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장애인 일자리사업 중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중증장애인 채용 카페와 제과·제빵 분야 장애인 일자리 사업을 모델로 미얀마 장애인직업재활 정책을 수립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황 원장은 28세 때 교통사고로 시각장애를 입었으며, 충남에서 장애인당사자 운동을 펼친 뒤 2015년 9월부터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한국장애인개발원을 이끌고 있다.
그는 장애인 당사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예산의 쓰임새가 장애인을 위한 것인지부터 먼저 따지는 리더십을 발휘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황원장은 “국민들의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해 도로 위에서 장애인이 다치는 사고가 나는 모든 현장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해당공공기관에 제보하는 등 장애인들의 이동권을 국가가 책임질 수 있도록 앞장서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겠다”고 귀띔했다.
이어 “한국장애인개발원 전직원을 대상으로 대학을 비롯한 다중이용시설에 표준화된 브랜드 카페를 개설할 수 있도록 물꼬를 틀 경우 기관장 포상도 주고, 근무평가시 인센티브도 제공하는 등 사회와의 소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