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철회,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해제, 아직은 기대감만 있을 뿐이다. 실질적 조치가 이뤄진 건 없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24일 중국의 ‘사드 보복’ 철회 움직임과 관련해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중국 측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여러 관측이 나왔지만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인 실제 ‘보복 철회’ 행동에 나설 경우 가장 먼저 달라질 곳은 중국 온라인 관광업체 ‘씨트립(Ctrip)'과 동영상 사이트 ’유쿠(Youku)'의 홈페이지다. 중국인 관광객을 모집하는 여행사들이 씨트립에 한국관광 상품을 게재하는지, 각종 드라마와 영화를 다루는 유쿠에 최신 한국 드라마 콘텐츠가 올라오는지 봐야 중국 당국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두 사이트에는 현재 이렇다 할 변화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중국 당국이 단체여행 비자 발급을 재개한다는 신호인 씨트립 한국관광 광고는 눈에 띄지 않는다. 유쿠에도 과거 한국 드라마만 올라와 있는 상태다.
중국 내 한 소식통은 “단체관광은 풀릴 수 있을 걸로 기대하는데 아직은 어떤 변화도 없다”며 “음원, 방송, 광고 같은 경우 5월 초부터 일부 재개되긴 했지만 전면 재가동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롯데마트 영업정지가 언제 풀릴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소방 시설 등을 문제 삼았던 롯데마트 영업정지는 기한이 되기 전 다시 소방 점검을 나와 해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등 절차가 필요한데, 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단체관광이 풀리는지 등 여러 문의가 있는데, 여행사들을 통해 파악해보면 구체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다”며 “단체비자도 한두 건 정도 신청돼 발급된 적이 있지만, 첫 번째 것은 발급 후 관심이 쏠리자 비자 받은 이들이 안 가겠다고 해서 무의미해졌고, 두 번째 것은 중국이 아니라 홍콩에서 출발하는 것이어서 역시 의미가 없다”고 했다.
중국 롯데 측 인사는 “기대감만 갖고 있다. 풀릴 걸 대비해 준비하고 있는 상태”라며 “언제 풀릴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롯데마트 영업제한 역시 아직 움직임이 없다. 풀어주려면 지금 나와서 지적 사항 점검하고 해야 할 텐데 그렇지 않다. 지방정부 당국은 기다려보자는 말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 들어 특사 방문 등 소통 채널이 만들어진 것은 긍정적이다. 중국이 사드에 대한 한국의 가시적 조치를 요구한 만큼 보복 철회는 한국의 조치를 본 뒤 결정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중 특사단 관계자는 “중국이 기존 입장, 사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시진핑 주석이 직접 그런 표현을 하진 않았지만 기본적인 기류가 그랬다”며 “우리는 한국 정부가 중국의 우려를 알고 있고 심도 있게 논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