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제3종 법정감염병인 ‘성홍열’(
사진)이 매년 급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웹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성홍열은 지난 2010년 106건에서 지난해 1만1911건으로 약 100배 이상 폭증했고, 올해도 4월말 현재 성홍열 감염환자 발생건수가 7336건에 달해 2015년 전체 발생 건수(7002건)를 넘어선 상태다.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감염내과 이지용 과장은 24일 “매년 50% 이상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별도 예방백신도 없는 만큼 철저한 손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지키고, 사람이 많은 곳은 가급적 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매년 50% 이상 증가하는 성홍열, 전체 환자 96%는 ‘영유아’
성홍열의 원인은 A군 용혈성 연쇄상 구균이 주 원인이다. 주된 증상으로는 전신에 발열, 두통, 인후통, 구토 등 일반적인 감기 증세와 유사하지만 몸이나 사지, 혀 등에 붉은 발진이 일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성홍열은 감염성이 높은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침을 통해 감염되는 ‘비말감염’의 형태를 가진다.
이러한 성질로 인해 단체생활이 많은 아이들이나 학생들의 감염 위험이 높은 질환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러한 성홍열의 증가추세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6일 현재까지 발생 환자 수도 벌써 9179명으로 1만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성홍열은 특히 영유아 건강을 위협하는 것이 특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성홍열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96%가 0~9세 정도의 어린이들이었다.
성홍열의 경우 성인들도 감염될 수 있지만 증상이 약해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이유로 인해 자신이 감염된 지 모르는 부모 등 성인들이 아이에게 감염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별도 백신 없어… 청결 유지하고 감염 시 철저한 격리 통한 확산 방지 필요
성홍열의 원인은 밝혀졌지만 예방 백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조기 발견 시에는 항생제 투여 등 적절한 조치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다만 진단 혹은 치료 시기가 늦을 경우에는 중이염, 임파선염, 폐렴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합병증이 없는 성홍열은 쉽게 치료가 가능하지만, 아이의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되었다고 해서 투약 등 치료를 중지하는 것은 금물이다. 대개 성홍열의 항생제 치료 기간은 10일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치료기간을 지키지 않을 경우 합병증은 물론 균이 다 제거되지 않는 만성 보균 상태로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백신이 없는 만큼 무엇보다 개인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성홍열은 감염성이 높기 때문에 외출 전후로 손을 씻고 기침 예절 등을 지키는 등 감염질환 예방수칙을 따라야 한다. 이미 감염이 되었거나 감염 우려가 높을 때는 아예 해당 집단과의 접촉을 피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지용 과장은 “최근 성홍열 외에도 백일해, 독감 등 집단생활 속에서 감염질환이 많이 발병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상황 이면에는 감염질환을 경시하는 경향과 더불어 아파도 등교, 출근 등을 강요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며 “감염질환의 확산을 막는 것은 개인적인 위생 및 치료 외에도 감염질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