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제임스 본드’ 로저 무어 별세… 전 세계 애도

입력 2017-05-24 09:58 수정 2017-05-24 10:02
AP뉴시스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역으로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영국 배우 로저 무어가 별세했다. 향년 89세.

무어의 가족은 24일 SNS를 통해 무어가 짧은 암 투병 끝에 전날 스위스에서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무어의 세 자녀는 “아버지는 평생 카메라 앞에서 열정적으로 연기했다. 아버지를 사랑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1927년 런던 외곽에서 경찰관의 아들로 태어난 무어는 1950년대 왕립드라마아카데미에 다니면서 단역 배우로 데뷔했다. 1960년대 TV 드라마를 통해 이름을 알려가던 그는 스파이 영화 ‘007 시리즈’를 만나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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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코너리, 조지 라젠비에 이어 3대 제임스 본드로 발탁된 무어는 1973년 ‘007-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부터 1985년 ‘007-뷰 투 어 킬(A View to a kill)’까지 12년간 7편의 시리즈에 출연했다. 역대 제임스 본드 가운데 최다 기록이다.

무어는 1999년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CBE)을 받았고, 1991년부터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빈곤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아 기사 작위를 얻었다. 2007년 10월에는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

무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전 세계적인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죽느냐 사느냐’에서 본드걸로 호흡을 맞춘 배우 제인 세이모어는 SNS에 “무어는 나의 ‘본드’였다. 그는 내게 배우로서의 성실과 겸손에 대해 가르쳐줬고, 배우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려줬다”고 추모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