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의 한류스타 김무성… ‘노룩패스’ 하나로 설명된 한국 국회의원

입력 2017-05-24 09:23 수정 2017-05-24 16:25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이 23일 서울 김포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의 ‘노 룩 패스’(No look pass)를 놓고 지구촌 SNS 이용자들은 냉소를 지었다. 사진을 소개하는 제목은 ‘한국 국회의원’으로 간단했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이 제목 하나로 모든 상황이 설명됐다.

미국 최대 유머 사이트 나인개그닷컴(9gag.com)은 24일 김 의원이 전날 서울 김포공항 입국장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한국 국회 일원의 공항 도착(The arrival of the Korean National Assembly member at the airport)”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이 사이트는 한국 국회의원들이 회의장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사진을 자주 소개한다. 머리를 조아리는 청소 노동자들 앞에서 눈을 부릅뜨거나 선거 전후 달라진 모습을 비교하는 사진들도 올라온다.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태도가 한국 국회의원들에 대한 보편적 인식이다.

하루를 대표할 만한 사진들은 SNS 계정으로 소개된다. 이 사이트 트위터 계정인 ‘나인개그 GIF(twitter.com/9GAGGifs)'는 오전 8시 김 의원의 사진을 같은 제목으로 소개했다. 순식간에 재배포돼 지구촌 SNS 이용자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미국 소셜뉴스 사이트 레딧(reddit.com)은 같은 날 ‘한국 정치인의 스웨그(Korean politician swag)’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김 의원의 사진을 놓고 요동쳤다. 스웨그는 ‘거들먹’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사이트는 게시물 조회·댓글 수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순위로 나열하는 소셜미디어다. 정식 뉴스사이트는 아니다. 김 의원의 사진은 오전 9시 현재 41위다. 댓글 수는 1500개를 훌쩍 넘어 같은 순위대의 게시물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부터 일주일 동안 일본을 여행했다. 여행을 마치고 전날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입국장 문이 열리는 순간 수행원을 보지도 않고 무심하게 캐리어를 밀어 넘겼다. 이를 놓고 SNS 이용자들은 ‘노 룩 패스’로 묘사했다. 농구나 축구에서 동료를 보지 않고 공을 넘기는 패스 플레이를 말한다.


고압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태도였다. 입국한 순간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터졌고, 방송 카메라가 촬영하고 있었지만 김 의원은 수행원에게 캐리어를 밀어 넘기는 모습을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SNS 이용자들은 물론 정계에서까지 “평소 보좌·수행 직원들을 얼마나 하대하는지 무의식적으로 드러낸 장면”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전 의원은 트위터에 사진을 소개하면서 “김 의원, 정말 이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공화당 신동욱 총재 역시 트위터에 “캐리어 끈이 떨어진 것이 아니라 (바른정당 내에서) 계파의 끈이 떨어진 꼴”이라고 꼬집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