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65) 전 대통령의 첫 재판을 방청하러 법원을 찾은 여동생 박근령씨가 “(박 전 대통령의) 민낯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고 심경을 밝혔다.
박근령씨는 23일 오전 10시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시작된 이후 남편 신동욱 공화당 총재와 함께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출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씨는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흉악범이나 중범죄자도 아닌데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화장도 못하게 하고…"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보장돼 있는데 엮여서 여기까지 오신 것을 보면 당사자의 마음을 내가 다 헤아릴 수 없다”며 “머리라도 하실 수 있도록… 공인으로 사는 분들은 그런 것이라도 허락해줬으면 한다. 민낯을 뵈니까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화장기 없는 얼굴에 평소처럼 올림머리를 했지만 다소 헝클어진 모습이었다.
박씨는 "(구치소에서 박 전 대통령을) 면회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면회 가면 울게 되는데 그런 시간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는 만나고 누구는 못 만나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취재진에게 “저 같은 사람의 이야기도 들어주는데 그분(박근혜)의 억울한 부분을 좀 잘 다뤄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박씨는 방청권이 없어 법정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가족과 피고인 관계자들을 위한 자리에 앉기 위해서는 변호인에게 요청해 자리를 확보해야 한다.
법원에서 나온 박씨와 신 총재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집회가 열린 법원삼거리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박씨는 "그동안 (박 전 대통령이) 말씀을 제대로 못하셨던 내용들이 재판에서는 나오길 바란다"면서 "그래서 오해 있던 부분도 해소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