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이 열린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은 노란 종이 모자와 노란 풍선을 손에 든 1만 명이 넘는 명의 추모객들로 붐볐다.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추모객들은 행사장을 가기 위해 500m 가량 줄을 섰고 묘역에 헌화를 하기 위해서도 긴 줄을 서야 했다. 묘역 입구에는 문 대통령, 정세균 국회의장,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등이 보낸 조화가 추모객을 먼저 맞았다.
특히 문 대통령이 보낸 조화는 추모객들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기까지 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낮 1시쯤 봉하마을에 도착해 권양숙 여사와 사저에서 오찬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이 행사장에 도착할 때는 수백 명의 추모객이 몰려들어 “문재인”을 연호하기도 했다.
오후 2시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권 여사, 이해찬 전 총리와 정세균 국회의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맹우 자유한국당 사무총장,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권선택 대전시장 등과 민주당 국회의원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식이 열렸다. 추모식에는 노 전 대통령 장남 건호 씨가 삭발한 채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건호 씨는 탈모가 심해 삭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도식은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정세균 의장의 추도사, 가수 한동준의 노래공연 ‘친구’, 임채정 전 국회부의장, 문 대통령 추도사, 추모영상 상연, 자원봉사자 추도사, 장남 건호 씨의 유족인사, 특별공연, 묘역참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추도식 후반에는 문 대통령의 취임을 하늘에 있는 노 전 대통령에게 전하라는 의미로 함평나비 1004마리를 날리는 퍼포먼스가 펼쳐졌으며, 참석자 전원이 함께 손을 맞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이날 추도식 참석을 위해 대구에서 3자매가 함께 왔다는 구모(68) 씨는 “추모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해 봉하에 왔다”며 “노 전 대통령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노 대통령에 이어 문 대통령이 잘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과 강원도 원통에서 함께 군 생활을 했다는 노현석(69·경남 합천군 합천읍) 씨는 “노 전 대통령을 너무 빨리 떠나보내 너무 애석하다”며 “문 대통령이 지금처럼만 끝까지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묘역 앞에 마련된 방명록에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글이 이어졌다. 광주에서 왔다는 김모씨는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대통령님’이라고 적었고, 김해에서 온 이미숙 씨는 ‘사람사는 세상 만들어주신 노무현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썼다.
김해=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