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길 감독의 영화 ‘악녀’가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을 통해 첫 공개됐다.
‘악녀’는 살인병기로 길러진 최정예 킬러 숙희(김옥빈)가 자신을 둘러싼 비밀과 음모를 깨닫고 복수에 나서는 강렬한 액션 영화다.
정병길 감독과 김옥빈 성준 김서형 등 ‘악녀’의 주역들은 21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포토콜을 통해 이번 칸영화제에 첫 모습을 드러냈다. 신하균은 스케줄상 함께하지 못했다.
김옥빈은 순백의 원피스에 붉은 립스틱으로, 김서형은 복근을 드러낸 파격적인 뷔스티에 차림으로 걸크러시 매력을 뽐냈다. 성준과 정병길 감독은 두 여배우 의상과 꼭 맞춘 듯 화이트와 블루 톤의 깔끔한 수트를 차려입었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크리스티앙좐느 부집행위원장이 직접 현장에 나와 이들을 반겼다.
22일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는 ‘악녀’ 레드카펫 행사와 공식 상영회가 진행됐다. ‘악녀’ 팀은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등장해 칸의 밤을 화려하게 빛냈다. 기자들의 인터뷰 요청이 쏟아졌고, 네 사람은 밝은 미소로 인터뷰에 응했다.
‘악녀’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심사위원으로 칸에 참석한 박찬욱 감독이 극장에 들어서자 현장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김옥빈과 ‘박쥐’에서 호흡을 맞춘 박찬욱 감독은 “옥빈아”라고 환호했고, 극장은 박수와 환호 소리로 가득 찼다.
영화는 액션의 신기원을 선보였다. 특히 1인칭 시점의 독특한 시퀀스로 구성된 오프닝은 시작부터 관객을 숙희(김옥빈)에 몰입시켰다. 이후 카메라가 360도 회전하며 숙희가 등장하자 객석에선 박수와 환호성이 터졌다. 달리는 오토바이 위 장검 액션과 버스에 매달려 칼과 도끼를 이용해 펼치는 격투신에는 극찬이 쏟아졌다. 상영 이후 5분여간 기립박수가 이어졌다.
김옥빈은 “믿어지지 않는다. 이곳에서 다시 서게 된 것이 꿈만 같다. 오늘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감격해했다. 성준은 “첫 상영을 칸에서 하게 되어 영광이다. 훌륭한 감독님과 배우 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더 큰 기쁨과 희열을 느꼈다. 좋은 추억과 선물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서형은 “오늘 처음 영화를 봤는데 너무 잘 나와서 기쁘다. 다시 한번 정병길 감독님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고생 많았던 배우, 스태프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며 나 또한 칸에서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병길 감독은 “2500명의 관객들과 뤼미에르 극장에서 ‘악녀’를 함께 본 것만으로도 꿈이 현실이 된 것 같다. 너무 행복했다”고 뭉클해했다.
칸영화제 공식일정을 성공리에 마친 ‘악녀’는 오는 6월 8일 개봉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