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남방큰돌고래 금등이·대포 제주바다 귀향

입력 2017-05-22 17:54
제주 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서울대공원에서 각각 18년과 15년을 지낸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22일 오후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왔다.

 남방큰돌고래의 방류 작업은 2013년 제돌·삼팔·춘삼이, 2015년 태산·복순이 등에 이어 세 번째다.

 돌고래들은 이날 오전 특수 제작된 가로 321㎝, 세로 91㎝, 높이 106㎝ 크기의 수송용 수조에 담긴 채 아시아나 전세기에 실려 제주도로 수송됐다.

 금등이는 1998년 제주 한경면 금등리에서, 대포는 1997년 제주 중문 대포동 앞바다에서 어업용 그물에 걸려 제주의 한 공연업체에서 공연에 동원되다 1999년과 2002년 각각 서울대공원 동물원으로 반입됐다.

 금등이와 대포는 이날 서울대공원에서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앞바다까지 육로와 하늘길을 이용해 550여㎞를 이동했다.

 오전 5시30분부터 사전 건강 체크와 동결표식 등 준비작업이 진행됐고, 금등이와 대포는 오전 7시쯤 무진동 차량에 실려 인천공항으로 옮겨진 뒤 10시30분 아시아나항공 전용화물기에 실려 제주로 향했다.

돌고래들은 제주에 돌아온 뒤 다시 무진동 차량에 옮겨져 조천읍 함덕리 정주항에 오후 2시25분쯤 도착했고, 1마리씩 순서대로 어선에 옮겨져 정주항 방파제에서 200m 떨어진 가두리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이날 돌고래 이동작업에는 해양수산부와 서울대공원 수의사·사육사, 시민단체 관계자 30여명이 동원됐다.

 이기섭 서울대공원 원장은 “20년 가까이 놀이공원에서 사육된 금등이와 대포가 자연으로 돌아가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며 “생물 고등어를 잘 받아 먹는 등 서울에서 실시한 적응훈련에 빠르게 적응한 만큼 자연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방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