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아침 우리 국가대표팀 승전보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틀 지난 소식에 갑작스러운 축하 인사를 남긴 것을 두고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명박정부의 상징인 4대강 사업 정책감사를 지시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수사 받을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 터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축구 승전보' 글을 통해 "자신 있다" 내지는 "문제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게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U-20 대표팀' 경기 결과를 담은 글을 올렸다. 토요일인 20일 저녁 치러진 한국과 기니의 경기 결과에 대한 반응이었다.
'3만 7500명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끝까지 냉철함을 지키며 최선을 다한
U-20대표팀의 경기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우리 선수들이
부담은 떨쳐버리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충만한 경기를
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글)
표면상 큰 의미를 담은 글은 아니었지만, 이날은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정조준한 날이어서 관심이 쏟아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SNS에는 지지자와 아닌 이들이 몰려와 논쟁을 벌였다.
"4대강 조사나 제대로 받으라"는 식의 비판이 이어졌고, "4대강 재조사 지시가 부적절하다"는 옹호 댓글도 적지 않았다. 옹호 댓글은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4대강 갖고 모든 걸 뒤집어엎듯이 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글을 자주 올리지 않는다는 점, 한 달에 한두 건 올리는 글을 공교롭게 이날 올려 공유했다는 점도 뭔가 생각이 있어 그런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페이스북 글은 여러 커뮤니티로 퍼졌다. "4대강 정책감사가 시작됐지만 '나는 괜찮다'는 것을 말하려 한 듯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이명박정부에서 추진된 4대강 사업의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했다. 감사에서 명백한 위법·불법 행위나 비리가 나타나면 후속 처리를 한다는 방침이어서 이 전 대통령을 포함해 이명박정부에 대한 수사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또 6월부터 녹조 발생 방지를 위해 4대강 16개 보 중 6개를 상시 개방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업무지시로 박근혜정부의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를 단행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