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제16대 총장 선거가 22일 시작됐다. 개교 130년 역사상 첫 중도 퇴진한 15대 최경희(55) 전 총장의 후임자를 뽑는 선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 전 총장은 '비선실세' 최순실(61·이상 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씨 특혜 파문에 휩싸여 지난해 10월19일 사퇴했다. 이후 송덕수 부총장이 총장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
이번 총장 선거는 시작하기 전부터 내홍에 시달렸다. 16대 총장 선거를 기존 간선제에서 교수·직원·학생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교수·직원·학생의 투표반영 비율이 문제였다.
이화여대 교수진 공식 대의기구인 교수평의회(교평)는 지난해 12월30일 총회에서 정한 새 총장 선출 규정 권고안에서 16대 총장 선거를 기존 간선제에서 교수·직원·학생이 참여하는 직선제로 바꿨다.
교평은 권고안에서 교수·직원·학생의 투표반영 비율을 100:10:5로 했고 이사회는 1월16일 회의에서 교수 100:직원 12:학생 6:동문 3으로 의결했다. 학생 측은 이에 반발해 교수 1:직원 1:학생 1을 요구했다.
의견을 좁히기 위해 2월9일부터 열린 4자(교수·학생·직원·동창)협의체 회의는 약 2개월 간 14차례나 계속됐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이사회는 지난달 14일 회의에서 단위별 최종 투표반영 비율을 '교수 100(77.5%):직원 15.5(12.2%):학생 11(8.5%):동창 2.6(2.2%)'로 의결했다.
이어 교평이 권고안에서 후보 자격 기준 중 '임기(4년) 중 정년이 도래하지 않는 자'를 유지시켰고 이사회가 이를 받아들여 논란이 발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난해 미래라이프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사태 때부터 본관 점거 농성을 벌인 학생들 편에 서고 대표적 '반(反) 재단파'로 꼽히는 교수협의회 공동회장 김혜숙(61·철학과) 교수 출마를 봉쇄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나왔다. 이 조항은 학생 반발과 교평 설문조사 등을 거쳐 사라졌다.
간선제 당시 있었던 후보 '연령 제한'도 갈등 끝에 폐지됐다.
김혜숙 교수는 이후 뉴시스와 통화에서 "학생들이 길을 열어놓은 상황에서 이대가 변화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은 마음에 출마를 결심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화여대 총장 후보 추천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는 김 교수를 포함해 강혜련·김경민(경영학), 이공주(약학), 김성진(화학·나노과학), 최원자(생명과학), 김은미(국제학), 이향숙(수학) 교수 등 총 8명이 입후보했다.
1차 투표는 24일에 열리며 과반수 득표 후보가 없을 경우 다음날 결선 투표를 통해 새 총장이 선출된다.
이대는 오는 31일 교내 대강당에서 열리는 창립 131주년 기념식에서 16대 총장 취임식을 함께 열 예정이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