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다자외교 풀어갈 시험대 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입력 2017-05-21 15:42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2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인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21일 문재인 정부 초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임명된 정의용 전 주 제네바 대사는 실타래처럼 꼬인 북핵 위기와 다자 간 외교 문제를 풀어갈 책임을 지게 됐다.

정 신임 안보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외교 자문단 ‘국민아그레망'의 단장을 맡았고, 정부 출범 후 청와대 내 외교·안보 태스크포스(TF) 단장으로 매튜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만나 한미 정상회담 개최, 북핵 문제 해결 방안 등 굵직한 의제를 논의한 바 있다.

정 실장은 최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강 특사를 파견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실장은 2001~2004년 주 제네바 대표부 대사를 맡았다. 2002년 세계무역기구(WTO) 지적재산권(TRIPS) 협상그룹 의장과 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 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04~2008년에는 당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로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후 한·미 의원외교협회 간사장, 한·파라과이 의원친선협회 부회장, 한·튀니지 의원친선협회 이사 등을 맡아 국제 의원외교 부문에서도 활약했다.

정 실장은 국가안보실장 인선 직후 21일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한국 배치와 관련한 기자들 질문에 “사드배치는 필요성을 떠나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돼 있다”면서 “관련국에 사드와 관련한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고 관련국도 우리의 판단을 존중하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핵 문제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최선 다하겠다”며 “한미관계 공조기조를 유지하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 긴밀한 전략적 소통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 실장은 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시절 외교통상위원회 경험했고, 아시아정당 국제회의 상임위원장으로 활동해왔기 때문에 복잡한 다자 외교 문제의 최적임자로 본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1975년 외무고시 5회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1982년에는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외무부 통상국장, 주 미국대사관 공사, 이스라엘 대사,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통상교섭조정관, 주 제네바대사관 대사 등을 역임했다.

구자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