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임명된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는 한때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렸다. 김 교수는 2007년 한나라당 당내 경선 시절부터 경제 정책 구상을 도왔다.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이었던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 정책의 기본 틀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는 아무런 자리도 맡지 않으며 박 전 대통령과 거리를 뒀다. 2015년 4월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내 이름 앞에 박 대통령 경제 가정교사,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붙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표현은 이제 적절하지 않다”는 글을 올리며 결별을 선언했다. 실제로 김 교수가 원장 직을 맡았던 국가미래연구원은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여러 번 비판했고 진보 진영 경제·사회단체와 합동 토론회를 진행하며 사회통합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경제 공부를 함께 하며 친분을 유지해왔고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삼고초려 끝에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김 교수는 캠프에서 후보 직속 기구인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경제 정책인 ‘J노믹스’ 설계에 일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 인선발표에서 김 교수의 인선 배경에 대해 “이제 경제 문제에 대해서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을 잡아야 한다”며 “성장과 분배의 이분법이 아니라 경제의 선순환을 위해 이론과 실무를 두루 경험해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아줬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광주제일고와 서강대 경제학과를 나온 후 하와이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 등을 거쳐 1985년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가 됐다.
이현우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