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인사에서 'MB' '박근혜' '안철수' '반기문'이 보인다

입력 2017-05-21 15:07 수정 2017-05-21 16:21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추가 인사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탕평, 능력, 여성’

문재인 대통령의 21일 경제와 외교안보라인 인사는 이러한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과외교사인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과 사제지간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청와대 정책수석에 임명했다. 그리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인연이 있는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첫 여성 외교장관으로 지명했다.

21일 청와대는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김동연 아주대 총장을 내정했다. 뉴시스

이날 인사에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문 대통령과 가깝거나 인연이 있는 인사가 드물다. 새 정부가 기치로 내세운 대탕평과 닿아있다. 박근혜와 안철수 경제교사를 경제 브레인에 앉히고, 반기문 측근에게 외교를, 심지어 MB(이명박) 비서관에게 경제 수장에 내정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직접 인사를 발표하며 능력을 중시했다고 밝혔다. 능력은 탕평과 함께 지금까지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등 깜짝 놀랄 파격 인사에도 능력 평가가 뒤따랐다.

문 대통령은 경제 사령탑에 개혁적 보수 인사를 중용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이 21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인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시스

김동연 경제부총리를 지명하며 “청계천 판잣집 흙수저 출신으로 경제계, 학계, 정계에서 두루 인정받는 유능한 경제전문가인 만큼 위기의 한국경제를 도약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장하성 정책수석에 대해서도 “과거 재벌·대기업 중심의 경제패러다임을 사람 중심, 중소기업 중심으로 변화시켜 경제민주화와 소득 주도 성장을 함께 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21일 청와대는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석좌교수가 인선됐다. 뉴시스

김광두 부의장을 소개하며 “김 원장은 개혁적 보수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다소 다른 시각에서 정치, 경제를 바라보던 분이지만 경제문제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잡아야 한다”며 “우리 경제가 가야 할 길이 성장이냐 분배냐의 이분법이 아닌 성장·분배의 선순환”이라고 강조했다.

여성도 문재인 정부 인사의 주요 키워드다. 이날 첫 여성 인사수석, 첫 여성 보훈처장에 이어 첫 여성 외교장관 지명자가 나왔다.

첫 여성 외교장관 후보자에 지명된 강경화 유엔사무총장 정책특보.

문 대통령은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강경화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보를 지명하며 “외교부 국장 이후 2006년부터 유엔에서 활동하며 국제 외교 무대에서 쌓은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이 시기의 민감한 외교 현안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적임자”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발표를 통해 “비 외무고시 출신으로 첫 유엔 최고위직으로 임명됐다. 우리나라 최초, 최고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니는 외교전문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내각 구성에서 성평등이란 관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여러가지 큰 어려움, 외교 난제가 산적한 현실에서 강 후보자가 국제 문제 에서 큰 경험과 강한 추진력으로 대한민국 당면한 위기를 해소하고 외교 위상을 높이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조현옥 첫 여성 인사수석을 임명하면서 일단 초대 내각의 여성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0%로 꾸리고, 임기 내 ‘남녀 동수 내각’을 달성한다는 대선 공약 이행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파격 인사로 꼽히는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임명,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 내정으로 이어졌다. 이번 첫 여성 외교장관 인사로 여성들의 내각 참여에 신호탄이 올랐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