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김현규씨 스물세살의 첫 직장” 한국장애인개발원 카페에 가보셨나요

입력 2017-05-18 13:50
“좋아하는 커피 만드는 일도 하고, 매일 출근할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진짜 좋아요.”
김현규(23·지적장애)씨는 18일 문을 연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카페 ‘I got everything'에 바리스타로 취직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이곳은 그의 첫 직장이다.


그는 “카페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정말 맛있게 커피를 만들어 제공하겠다”며 “많은 분들이 찾아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고등학교 3년과 전공과 2년 동안 바리스타 교육시간만을 기다릴 정도로 커피 만드는 일을 매우 좋아했다. 실제로 그는 교육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2014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상은 2011년에는 손연재 전 체조선수가 수상했을 만큼 우리나라 미래의 인재들에게 수여되는 상이지만 그가 바리스타로 일할 곳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김씨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꿈터사회적협동조합에서 진행한 40주 동안의 바리스타 교육을 이수힌 데 이어 공개채용을 거쳐 한국장애인개발원 중증장애인 채용 카페 ‘I got everything’ 11호점의 바리스타로 취직한 것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원장 황화성)의 중증장애인 채용 카페 ‘I got everything(아이갓에브리씽)' 11호점은 최상의 원두와 커피머신으로 커피 맛을 표준화시키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합리적인 가격 등 시장경쟁력을 갖춰 장애인 채용 카페의 새 장을 강원도 원주시 행구수변공원에 열었다.

카페 ‘I got everything' 11호점 개소식은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진행됐다. 행사에는 황화성 한국장애인개발원장, 원창묵 원주시장, 박찬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협동조합 본부장, 임창선 꿈터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을 비롯한 강원지역 장애인단체 및 장애인당사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강원도에는 강릉시청과 원주시청 등에 중증장애인 채용 카페 ‘꿈앤카페’가 개소·운영 중이지만 표준화 사업이 진행된 카페 ‘I got everything'은 지난 1월 속초시정보스포츠센터에 이어 원주시 행구수변공원이 두 번째다. 이로써 강원에는 중증장애인 채용 카페가 총 7곳이 있으며, 19명의 중증장애인이 바리스타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황화성 원장은 “중증장애인들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위해서는 일자리가 전제돼야 한다”며 “카페 ‘I got everything’은 장애인 근로자의 안정적인 소득 보장을 위한 매출 증대를 꾀하고자 표준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경쟁력을 갖춰 지난해 10월 정부세종청사에 처음 선보였다”며 “카페의 성과와 함께 장애인의 안정 고용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원장은 또 “표준화 적용 7개월 만에 11번째 카페를 열었다”며 “카페의 양적 확장뿐 아니라 운영 내실화를 위한 서비스 교육 및 경영 컨설팅 등을 실시해 고객만족도를 높여 장애인 근로자의 지속가능한 일터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역설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카페 ‘I got everything’ 11호점의 탄생을 위해 카페 인테리어, 시설 설치 및 표준화 장비비를 지원했다. 원주시청은 카페 위탁운영기관 선정과 사후관리 및 모니터링, 행구수변공원에 카페 공간 약 7평을 제공했다.

이 카페는 꿈터사회적협동조합에서 위탁운영한다. 이곳 카페에는 원주시에 거주하는 발달장애인 3명이 바리스타로 채용됐다. 카페는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되며,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 오후2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4시간씩 교대근무하게 된다. 

이 카페는 오는 9월까지는 주 7일동안 오후 9시까지 운영하고, 1월에서 3월까지는 주 6일 기준으로 낮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카페 ‘I got everything'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지난 2012년부터 중증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국 공공기관 건물 등 50여 곳에 마련한 ’꿈앤카페‘가 전신이다.

이 카페는 시장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태원 경리단길의 ‘장진우 거리’ 로 알려진 장진우 셰프에게 컨설팅을 받아 브랜드·인테리어·제품디자인 등에서 표준화 작업을 진행했다.

카페 ‘I got everything'은 올해 충청남도 홍성군, 전북도청 등 20여 곳에 문을 열 예정이다.

카페 ‘I got everything'과 꿈앤카페 등 한국장애인개발원의 중증장애인 채용 카페는 5월 현재 전국에 62곳이 설치·운영되고 있다. 이곳에는 중증장애인 22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