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5·18 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이 열린 광주 북구 운정동 5·18국립민주묘지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졌다.
'5·18 민주화정신'을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5월 단체 관계자들과 유가족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아 "문 대통령의 소통 행보에 감격"이라며 "9년 만에 제대로 된 5·18 기념식을 치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분열의 노래'로 낙인 찍혔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9년 만인 올해 기념식부터 제창된다. 지난 2013년부터 4년 간 정부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로 반쪽 행사를 치렀던 유가족들은 기념식 참석 직전부터 제창 소식에 눈시울을 붉혔다.
우봉용 열사의 아내 최중순(72·여)씨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라며 "이제야 제대로 된 기념식이 치러진다. 5월의 역사가 제대로 평가받고, 정신을 계승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수춘 열사의 아내 윤삼례(74·여)씨는 "지난 보수정권에서는 노래를 못 불러 문 앞에 앉아 울었다"며 "앞으로는 기념식에서 편하게 부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정춘식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은 "임을 위한 행진곡은 군부 독재 정권의 탄압에 저항하고, 시대의 억압이 있는 곳에서 불리던 노래"라며 "'혼자 부르는 노래가 아닌 함께 부르는 노래'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아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소통과 통합 행보를 보이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기념식에서도 5·18 공약 이행 의지를 밝힌 만큼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길 바란다"며 "진상도 제대로 규명해 5·18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명석 5·18 기념재단 이사장도 "이번 기념식을 통해 막혔던 가슴이 뻥 뚫린 느낌을 받았다"며 "국민들의 얼굴 표정이 밝아졌다.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 기대 된다"고 말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