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거제도 생가 복원 추진… 청와대는? “우려”

입력 2017-05-18 11:15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10시 광주 운정동 국립민주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 거제도 생가 복원 추진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탈권위·친서민’을 표방하는 문재인정부의 국정 행보와 배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8일 오전 춘추관 브리핑에서 경남 거제시의 문 대통령 거제도 생가 복원사업 추진 계획에 대해 “대통령이 취임하고 며칠 지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조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953년 1월 24일 거제시 거제면 명진리에서 태어났다. 권민호 거제시장은 문 대통령 당선 직후 생가 관광지 조성 추진을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시는 문 대통령 생가 부지의 현재 소유주와 매입을 협의하고 있다. 소유주는 문 대통령이 태어날 때 탯줄을 잘라줬던 88세 마을주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 사업을 통한 관광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거제도는 두 명의 전·현직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다. 시는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 관광지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이미 많은 시민과 지지자들이 문 대통령 생가 부지로 향하고 있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평일 200~300명, 주말 2000~3000명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생가 관광지는)기초자치단체에 중요한 관광사업 중 하나다. 지자체 권한을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협의를 계속할 계획”이라며 “문 대통령의 탈권위 친서민 행보와 배치되는 것처럼 국민에 비춰질까 우려스럽다. 대통령의 생각을 물어야겠지만, 청와대 관계자들에겐 우려스러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