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진 신임 보훈처장은?… 軍 유리천장·부당전역 극복한 참군인

입력 2017-05-17 17:06 수정 2017-05-17 17:07
피우진 신임 국가보훈처장이 1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임명을 받고 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피우진 신임 국가보훈처장은 육군 예비역 중령 출신이다. 현역 군인 시절 유방암으로 전역과 복직을 반복하는 굴곡을 겪었고, 전역 이후 진보신당 비례대표로 정계 입문을 노렸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은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임 국가보훈처장으로 피우진 육군 예비역 중령을 임명했다”며 “나라사랑의 의미를 온몸으로 보여줬던 피 처장 임명으로 국민과 함께 하는 보훈처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피 처장은 1979년 8월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육군 205대대에서 헬리콥터를 조종했다. 육군 최초의 여성 헬리콥터 조종사다. 하지만 2002년 유방암 판정을 받으면서 피 처장의 군인 인생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피 처장은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을 절제했지만, 군 임무수행에 방해가 된다고 스스로 판단해 다른 한쪽 가슴도 도려냈다. 그렇게 3년 동안 후유증 없이 복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군은 2006년 2급 장애 판정을 받은 피 처장에게 전역 명령을 내렸다. 암 병력이 있거나 유방을 절제했을 경우 전역하도록 규정한 군 인사법 시행규칙 때문이었다.

피 처장은 군의 조치가 부당하다며 전역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2008년 복직했다. 피 처장은 당시 복직하면서 “나에게 군은 전부였고, 군을 사랑한다. 나는 영원한 군인”이라고 말했다. 복직 이듬해 정년으로 전역해 예비역 중령이 됐다.

피 처장은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군에서 ‘유리천장’을 뚫었고, 부당한 조치에 맞서 싸운 군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는 민주노동당에서 파생된 진보신당 비례대표 3번으로 입후보했지만,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피 처장은 “보훈은 안보의 과거이자 미래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보훈정책은 보훈가족을 중심으로 펼치는 따뜻함”이라며 “보훈가족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잊혀진 것이 아닐까 하고 걱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보훈가족 중심으로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