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또 터진 학교스캔들…이번엔 '친구대학 학부신설' 입김

입력 2017-05-17 17:01
사진=AP 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친구가 이사장인 사학재단의 수의학부 신설 허가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일본 정부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에 아베 총리와 부인인 아키에(昭惠)여사가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일명 '아키에 스캔들'에 이어 아베 총리가 또 다시 학교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7일 "오카야마(岡山)현에 위치한 학교법인 '가케(加計) 학원'이 일본 정부로부터 수의학부 신설을 허가 받는 과정에서 아베 총리의 입김이 작용했음을 시사하는 문서를 입수했다"며 해당 문서를 공개했다.

작년 9~10월 사이 작성된 일련의 문건에는 총리관저를 담당하는 내각부와 문부과학성 담당자가 가케 학원의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해 주고 받은 이야기들이 기록돼있다. 또 관계자들의 실명도 구체적으로 적혀있다.

작년 10월 4일 작성된 '수의학부 신설에 관한 내각부의 전달사항'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2018년 4월 개학을 대전제로 역산해 최단 스케줄을 작성해줬으면 좋겠다"라며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해 신속 대응을 촉구했다. 이어 "이것은 관저의 최고 레벨이 말한 것"이라고 쓰여있다.

또 '장관 확인사항에 대한 내각부의 응답"이라는 또 다른 제목의 문서에는 가케 학원의 수의학부 신설과 관련해 "총리의 의향이라고 듣고 있다"라고 적혀있다.

일본 정부는 의학부, 치의학부, 수의학부의 경우 의사 수가 급증하는 것을 방지한다는 명목하에 신설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같은 일련의 문서가 만들어진 후 일본 정부는 지난해 11월 52년 만에 수의학부의 신설을 허용할 방침을 결정했다. 이어 지난 1월 가케학원에 수의학부 신설을 허가했다.

이후 이 학원 이사장이 아베 총리의 오랜 친구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야권에서는 아베 총리가 학부 신설 허용 과정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관련 의혹을 부인해 왔다.

한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아베 총리의 개입 의혹을 부정했다. 그는 "(해당 문건은) 누가 썼는지도 모른다"며 "이런 의미가 불명확한 것에 대해 일일이 답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