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박영수 특검 자문했던 ‘삼성 저격수’

입력 2017-05-17 16:20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였던 지난달 12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경제 비전을 선포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로 지명했다. 김 내정자는 ‘삼성 저격수’로 불린 진보적 경제학자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은 17일 “문 대통령이 신임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로 김 교수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장은 장관급이다. 김 내정자는 국회 청문회를 거쳐 취임 여부를 확정한다.

김 내정자는 1962년생으로 경북 구미 태생이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석사 박사 과정을 모두 밟았다. 1994년부터 한성대에서 제자를 양성했다. 김대중정부 시절 노사정위원회와 재정경제원 위원을 거쳤고, 참여연대에서 활동하며 재벌개혁에 앞장섰다.

2000년대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비판하면서 ‘삼성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 2월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삼성그룹 재벌 구조를 자문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발부 역시 김 내정자가 있어 가능했다.

김 내정자는 대통령 선거일을 두 달여 앞둔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선거캠프로 합류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문 대통령을 수시로 만나 재벌개혁 정책을 논의하며 포괄적 경제 정책인 ‘제이노믹스’를 설계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던 공정위 조사국 부활, 집단소송제 도입, 전속고발권 폐지는 김 내정자의 구상이었다. 문 대통령의 김 내정자 지명은 지난 14일 사회활동가 출신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비서관 임명과 마찬가지로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재벌을 개혁하겠다는 의지로 평가된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