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째 이어진 내전과 테러, 기근에 고통 받고 있는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희망을 찾기 위해 붓을 든 사람들이 있다.
인구 1200만 명의 소말리아는 1991년 내전이 시작된 이후 수십년째 폭력 사태와 기근, 테러, 정국 불안 등이 지속되고 있는 세계 최빈국이다. 유엔은 현재 소말리아에서는 영양실조로 아사 위기에 몰린 어린이만 27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테러집단 알샤바브가 소말리아 내에서는 물론 케냐 등 이웃 국가까지 공격을 일삼으며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소말리아가 심각한 위기에 놓였다. 그 중 가뭄이 가장 시급하다"며 "올해 9억 달러(약 1조140억원)의 구호자금이 필요하다"고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계속되는 고통에 좌절한 국민을 위해 소말리아의 젊은이들이 거리로 나섰다. 최근 수도 모가디슈에 모인 이들은 평화를 위해 콘크리트 장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젊은 예술가들의 단체 '아퀼'(Group Aqil)은 "예술과 창의력으로 공포에 맞서고자 한다"며 "전쟁을 상징하는 장벽에 평화를 상징하는 꽃과 비둘기 등을 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벽화 아이디어를 제공한 오스만(22)은 "내란을 피하기 위해 조국을 떠나 케냐에서 살아야 했다"며 "이제는 도시를 재건하는 데 힘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의 '거리 예술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오스만은 예술 아카데미를 열어 사람들에게 무료로 그림 강좌도 제공하고 있다.
최민우 인턴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