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문재인정부의 국정 전반에 대한 설계도를 그릴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에 더불어민주당 김진표(70) 의원을 16일 임명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오전 국무회의 결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일자리위원회 관련 규정이 통과됐다”면서 인선을 발표했다.
이번에 임명된 김 위원장은 1947년생으로 경기 수원 출신으로 경복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 1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김 위원장은 국세청에서 출발해 재무부 세제심의관, 재정경제부 세제 총괄심의관을 거쳐 요직인 세제실장에 1999년 발탁됐다. 2년 만인 2001년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정부’에서 재정경제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이후 정책기획수석과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하면서 업무능력을 인정받았다.
‘국민의정부’ 때부터 관운이 터진 김 위원장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때 탄탄대로를 걸었다. ‘참여정부’ 출범 전부터 대통령직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았고 2003년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 임명됐다.
김 위원장이 ‘참여정부’ 때 탄탄대로를 걸을 수 있었던 것은 노 전 대통령에게 ‘우수 공무원’으로 각인됐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차관을 뽑기 위해 실시한 다면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 인연이 돼 인수위 부위원장과 경제부총리로 이어졌다. 노 전 대통령이 그를 “가장 우수한 공무원”으로 극찬한 바 있을 정도다.
김 위원장은 한 번도 하기 힘든 부총리를 두 번 역임한 이색 경력을 가지고 있다. 2005년 노 전 대통령이 교육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경제관료 출신이 교육부 수장을 맡은 것은 최초였다. 당시 교원단체 및 야당의 반대가 있었지만 김 위원장이 정·관계 주요 직위를 거쳐 오면서 쌓아온 폭넓은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었다.
2004년 17대 총선 때는 수원 영통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이후 19대까지 내리 3선을 역임했다. 2011년에는 18대 국회의 마지막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당시 재선 의원이었지만 정책통으로 인정받아 왔고 ‘수도권 원내대표론’을 내세워 2위 후보에게 1표차 신승을 거뒀다.
19대 국회 임기 중이었던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 새정치민주연합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했지만 현 도지사인 당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에게 1% 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20대 국회 때는 경기 수원무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돼 4선 고지에 올랐다.
김수현 사회수석은 인선 배경에 대해 “김 위원장은 민주당 국정자문위원장을 맡고 있고 2003년 당시 참여정부 인수위 부위원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며 “국정운영 경험과 국정인수 경험이 풍부한 점을 감안한 인선”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가장 우수한 공무원’으로 평한 김 위원장을 문 대통령이 중용하면서 각종 국정 과제에 대한 큰 그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상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