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사학재단 이사장 아들이 고교 정교사로 채용되기 위해 아버지와 대학 지도교수 등과 짜고 임용시험 문제를 빼돌려 점수를 조작했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부산 서부경찰서는 업무방해 혐의로 모 고교 교사 A씨(41)와 대학 교수 B씨(51)를 구속하고, 이들 학교법인 이사장인 C씨(69)와 채용위원회 시험출제위원인 대학교수 D씨(52)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6일 밝혔다.
기간제 교사였던 A씨는 대학시절 담당 지도교수와 공모해 시험문제를 미리 받아본 뒤 2014년 12월 6일 교사 채용시험에 응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대학 지도교수였던 B씨에게 찾아가 시험문제 출제를 의뢰했고, B씨는 자신의 동료교수와 타 대학 교수인 대학시절 동문 등을 시험출제위원으로 추천했다.
이후 A씨의 아버지인 C이사장은 압력을 넣어 B씨가 추천한 인사들이 시험출제위원을 맡도록 조치했다. 교수 B씨는 출제위원이 아닌데도 시험 문제를 출제해 시험 전에 A씨에게 시험문항을 건네줬다. B씨의 추천을 받아 시험출제위원이 된 다른 교수들은 B씨가 만든 문제를 똑같이 출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와 정답을 다 알고 있던 A씨는 높은 점수를 받았는데 성적이 타 응시생보다 턱없이 높자 채점과정에서 이를 조정하는 조작도 이뤄졌다.
이들의 범행은 다른 응시생들의 제보로 드러났다. 다른 응시생은 풀이과정을 시험지를 채울 정도로 썼지만 A씨의 시험지에는 풀이과정은 없고 답만 있었다. 경찰은 이 사학재단 소속 6개 학교에 학교나 재단 관계자의 친·인척이 다수 근무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채용 비리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사학 이사장 아들 정교사 채용위해 문제유출에 점수조작까지
입력 2017-05-16 2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