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에게서 '우리 엄마'의 모습을 봤다는 네티즌 반응이 많다. 격의 없고 소탈한 김정숙 여사의 모습에서 한국 엄마의 면모가 엿보인다는 것이다. 네티즌이 "우리 엄마 보는 줄 알았다"라고 입을 모은 세 가지 장면을 모아봤다.
1. 아빠랑 시장에서 장보는 엄마
우리나라 최대 명절은 음력 설인 구정이다. 설 차례상에 올릴 음식 재료를 사려고 장보는 엄마는 그 누구보다 진지하다.
구정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부산 자갈치 시장에 장을 보러 갔다. 탄핵 정국, 유력한 야권 대선 후보였던 남편을 위한 서민 행보였다.
그러나 김정숙 여사의 모습은 장을 보는 '엄마' 같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대화하는 사이, 엄마는 싱싱한 해산물을 샀다. 상인과 흥정도 했다. 통로를 막고 선 남편을 밀어내기까지 했다. 멍게를 직접 보고 사기 위해서였다. (이 모습은 아래 영상 2분 17초쯤부터 나온다)
한 네티즌은 "지금 이 순간 멍게가 세상에서 제일 중요해 보인다"라며 재밌어했다.
2. 펑퍼짐한 원피스 입고 아빠 배웅하는 엄마
세상 모든 여자에게 '동네 마실용'으로 적합한 옷이 한두 개쯤은 있다. 바지와 티셔츠 상·하의로 구분된 것보다 쓱 걸치면 되는 원피스가 동네 마실용으로 좋다. 몸에 붙지 않는 넉넉한 사이즈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김정숙 여사는 15일 청와대 관저에서 처음 출근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배웅할 적에 '동네 마실용' 원피스를 입었다. 동네 마실용은 너무 후줄근 해서는 안 된다. 동네 사람도 마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동네 마실용 옷은 세련돼 보여야 할 필요도 있다. 김정숙 여사의 앞모습처럼 말이다.
그러나 본질은 편안함에 있어야 한다. 김정숙 여사의 배웅 인사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3. '엄마 바지'에 슬리퍼 신고 집 앞 나온 엄마
말로는 딱 설명할 수 없는 게 '엄마 바지'다. 색상은 검은색이나 회색 같이 진하고, 너무 꽉 끼지도 헐렁하지 않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어중간한 길이다. 겨울엔 안에 기모가 있고, 날씨가 더워지면 두께만 얇아질 뿐이다. 색상과 디자인은 늘 변함이 없다.
김정숙 여사는 13일 서울 홍은동 사저 앞에서 '엄마 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발가락이 다 보이는 슬리퍼도 신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재기자들과 등산을 갔고, 김정숙 여사가 혼자 이사를 준비하던 중이었다. 한 60대 여인이 억울하다고 소리치는 소동에 김정숙 여사가 집 밖으로 나왔다.
김정숙 여사는 이 여성에게 '라면 먹고 가시라'라고 했고, 손에 이끌려 집으로 들어갔다 나온 여성은 컵라면을 손에 들고 나왔다고 한다. '밥은 꼭 챙겨 먹으라'는 말을 달고 사는 엄마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