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신문 끊은 박근혜 전 대통령, 요즘 몰두하는 일

입력 2017-05-16 15:32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TV와 신문을 끊고 영어 공부에 매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교정본부 관계자는 15일  “박 전 대통령이 유영하 변호사 접견 시간을 빼고는 영한사전을 들여다보는 데 시간을 쏟고 있어 교도관들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왜 영한사전에 몰두하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젊은 시절 청와대에서 영애로 지낼 때부터 영어공부에 매달렸던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할 뿐이다.

박 전 대통령의 영어 실력은 이미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영어공부를 하게 된 이유로 “부모를 대신해 일찌감치 외교무대를 경험하면서부터”라고 밝혀왔다. 어머니 육영수 여사도 해외 정상들을 만나며 체험한 ‘영어의 절실함’을 박 전 대통령에게 항상 강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73년, 21세의 박 전 대통령은 하와이 재미교포들의 이민 70주년을 맞아 하와이를 방문해 원고 없이 영어로 축하 연설을 했다. 

당시 모습이 담긴 영상이다. 




2013년 5월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미국 하원 본회의장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한반도 통일’을 주제로 영어로 30여분간 연설했다.


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통역을 대동하지 않고 백악관 복도를 산책하며 대화를 나눠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를 두고 “대통령이 유창한 영어로 국제무대에서 본격적인 외교 활동을 벌였다"는 호평과 "영어 실력이 좋더라도 일국의 대통령이 공식 연설을 할 때는 자국어를 사용하는 게 옳다"는 시각이 엇갈렸다. 박 전 대통령은 영어뿐 아니라 5개 국어를 구사하는 걸로 알려졌다. 자서전에 “영어·불어·스페인어·중국어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23일 첫 재판을 앞둔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16일 공판준비기일에 뇌물 등 박 전 대통령의 18가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법정에서 “삼성그룹 관련 뇌물수수, 롯데그룹 관련 제3자 뇌물수수, SK그룹 관련 제3자 뇌물 요구,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혐의 모두를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특검의 직무범위는 '박근혜 정부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특별검사 임명에 의한 법률'에 규정된 사건의 공소유지에 한정되며 검찰이 기소한 박 전 대통령 사건에서는 민간인 신분에 불과하다"며 "검사와 특검은 전혀 별개로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씨 삼성 뇌물 수수 사건과의 병합심리는 그 자체로 부적합하며 병합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