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낮 12시30분쯤 미국의 고등학생 데이비스 크라이프(16)는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카페라떼를 사 마셨다. 데이비스는 이날 이미 탄산음료와 에너지드링크를 한 캔씩 마신 상태였다. 2시간 뒤인 오후 2시30분쯤 데이비스는 학교에서 쓰러졌다. 1시간10분 뒤인 오후 3시40분, 끝내 숨을 거뒀다.
부검을 맡은 게리 와츠 검시관은 데이비스가 부정맥으로 추정되는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부정맥은 심장의 기계적인 수축 효율을 떨어뜨려 뇌혈류를 감소시키는 질환이다.
와츠 검시관에 따르면 데이비스는 어떤 심장질환도 앓고 있지 않았다. 카페인 복용으로 인해 질병이 발생할 건강 상태도 아니었다. 데이비스의 몸에는 마약이나 알코올의 흔적도 없었다. 와츠는 “데이비스는 합법적인 음료만 마시고도 사망했다”며 “사람들, 특히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커피, 에너지드링크 등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를 마실 때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스의 아버지 션 크라이프는 “데이비스에게 운전할 때 조심하라고 당부했는데 자동차가 아니라 에너지드링크가 내 아들의 생명을 앗아갔다”며 “부모들이 에너지드링크의 위험성을 아이들에게 꼭 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소아과학회는 12∼18세 청소년의 카페인 섭취를 하루 100㎎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영양학 전문가인 셰리 지덴버그는 “청소년들이 하루에 카페인을 100㎎보다 많이 섭취하면 고혈압이 유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에 따르면 성인은 커피 4잔 정도에 해당되는 양인 400㎎까지 카페인을 매일 섭취해도 부작용이 없다. 하지만 청소년들에 대한 일일 카페인 섭취량 권장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이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