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수용소에 대량학살 은폐용 화장터”

입력 2017-05-16 14:58
시리아 새드나야 수용소. BBC 웹사이트 캡처


미국 국무부는 15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가 군 수용소 인근에 화장장을 지어 대량학살 은폐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튜어트 존스 국무부 차관보 대행은 브리핑에서 “시리아 정부가 새드나야 군수용소에서 일어난 대량학살을 감추기 위해 화장장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시리아 정부는 반군은 물론 비무장 민간인마저 납치해 이곳에서 고문한 뒤 재판도 없이 처형해 왔다”고 밝혔다. 새드나야 군수용소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불과 32㎞ 떨어진 곳에 있다.

지난 2월 국제엠네스티가 내놓은 보고서는 새드나야 수용소를 ‘인간 도살장’이라고 불렀다. 지난 5년간 새드나야 수용소에서 처형된 수감자만 최소 5000명에서 최대 1만3000명에 달한다. 

존슨 차관보는 “‘믿을 만한 소식통’에 따르면 새드나야 감옥에서만 하루 50명 넘는 수감자가 처형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시리아인권네트워크(Syrian Network for Human Rights)는 최소 10만명 넘는 시리아인이 시리아 전역에서 구금돼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들 중 상당수는 민간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무부가 공개한 새드나야 수용소 위성사진. BBC 웹사이트 캡처


이런 사실은 렉슨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미국에서 만나 시리아 내전 등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한 지 1주일도 안 돼 발표됐다. 

존슨 차관보는 “이 시점에 시리아 정부의 잔혹행위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건 아사드 정권에 압박을 가해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리아의 최대 후원국인 러시아가 책임 있는 행동을 하라고 촉구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2011년 내전이 시작된 이래 40만명이 넘는 시리아인이 사망했으며, 220만명 이상이 난민이 됐다.

손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