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랜섬웨어에 공격당했다. 랜섬웨어 유포자들은 26일 개봉을 앞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 죽은 자는 말이 없다'를 인질로 삼아 "어마어마한 액수"의 비트코인(가상화폐) 지불을 요구했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15일(현지시간) 뉴욕시 타운홀 미팅에서 해커들이 미개봉 영화를 공개하겠다며 협박한 뒤 비트코인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아이거는 "디즈니는 해커들에게 비트코인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이 사건을 연방수사국(FBI)과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달 벌어졌던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의 랜섬웨어 감염 사건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랜섬웨어에 감염돼 비트코인을 지불하지 않고 맞서다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해커들은 당시 넷플릭스의 코미디 드라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10편을 해킹해 비용을 요구했고, 넷플릭스가 맞서며 대가 지불을 거부하자 드라마 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자신들을 '더다크오버로드(thedarkoverlord)'라고 밝힌 해커(혹은 해킹 그룹)는 협상 결렬 후 트위터를 통해 "이럴 필요는 없었는데, 우리의 점잖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더욱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는 메세지를 남겼다.
넷플릭스 해킹 후 더다크오버로드는 4월 트위터를 통해 "다음은 누굴까? FOX, IFC, NAT GEO, ABC. 재밌겠네. 이제 더 이상 게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이번엔 비트코인을 받아내겠다는 의미였다. 디즈니 외에도 추가 피해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박세원 인턴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