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문 대통령을 잘 부탁합니다" 2선 후퇴 선언

입력 2017-05-16 07:07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양정철 전 청와대 홍비기획비서관이 “문재인 대통령을 잘 부탁한다”며 공직에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인 양 전 비서관은 청와대 입성이 확실시됐지만 대통령과의 교감 아래 어떤 보직도 맡지 않았다.(국민일보 16일자 1면 참조)
양 전 비서관은 16일 국민일보 등 언론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참 멀리 왔다. 제 역할은 딱 여기까지”라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 출범 틀이 짜일 때 까지만 소임을 다하면 제발 면탈시켜 달라는 청을 처음부터 드렸다”면서 “그 분(문 대통령)과의 눈물나는 지난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이제는 퇴장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한 지난 시절에 대한 소회도 전했다. 양 전 비서관은 “지금까지 그 분에게서 단 한 번도 비겁하거나 누추한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그 분 곁에 늘 함께 한 것은 평생의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머나먼 항해는 끝났다”며 “비워야 채워지고, 곁을 내줘야 새 사람이 오는 세상 이치에 순응하고자 한다”며 2선 후퇴를 선언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을 괴롭혔던 패권주의 비판의 실체가 없었다고도 했다. 그는 “나서면 패권, 빠지면 비선, 괴로운 공격이었다”며 “저의 퇴장을 끝으로 패권이니 친문·친노 프레임이니, 삼철이니 하는 낡은 언어를 거둬달라”고 호소했다. 또 “그 분의 머리와 가슴은 이미 오래 전, 새로운 구상과 포부로 가득 차 있다. 이제 멀리서 그분을 응원하는 여러 시민 중 한 사람으로 조용히 지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잊혀질 권리를 허락해 달라. 문 대통령을 잘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