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정종철이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900회 특집에 섭외 받지 못한 섭섭한 심경을 토로한 가운데 개그맨 임혁필도 댓글을 통해 같은 마음을 전했다. 이 과정에서 개그맨 유재석을 언급해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결국 정종철은 임혁필의 댓글을 삭제하고 대신 사과했다.
정종철은 1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개콘 900회를 축하드립니다만 전 900회 맞아 인터뷰 한 번 안 들어왔다”며 “나름 친정 같고 고향 같은 프로그램인데 900회 인지도 몰랐다. 아쉽고 서글픈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정종철은 또 “900회라며 개콘과 관계없는 핫한 연예인 불러 잔치하고 그들에게 감사할게 아니다”라며 “지금까지 버티고 열심히 아이디어 짜고 시청자분들께 웃음 드리려는 후배 개그맨들께 감사해야 한다. 개콘 출신 개그맨들이 왜 웃찾사를 가고 코빅을 가는 지 깊게 생각해라. 개콘을 지키는 개그맨들은 티슈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이에 임혁필은 “동자야(정종철) 이런 게 하루 이틀이냐. 개콘과 아무 상관없는 유재석만 나오고”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날 유재석은 900회 특집을 맞아 게스트로 출연했다. 유재석 뿐 아니라 김준호, 김대희, 신봉선 등도 함께 했다. 덕분에 개그콘서트는 5개월 만에 두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했다.
임혁필의 댓글에 네티즌들의 비난이 쇄도했다. 900회 축하를 위해 흔쾌히 출연해준 선배 개그맨을 거론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정종철은 임혁필의 댓글을 삭제하고 공식 사과했다. “글 때문에 불쾌하셨던 분들과 바쁜 시간을 내 900회를 축하해주신 게스트분들, 재석 형님께도 죄송하다”고 사과한 임종철은 “혁필 형의 댓글은 삭제했다. 재석형께도 문자드리고 대신 사과했다”고 전했다.
이후 임혁필도 자신의 SNS에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가 곧바로 삭제했다. 하지만 삭제된 글은 캡처된 이미지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확산됐다.
“유재석과 이휘재랑 김한석이랑 다 72년생 친구”라고 운을 뗀 임혁필은 “유재석 선배는 KBS 직속이기에 어려움이 있어 말 놓기가 어색해 유재석이라고 표현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동갑내기이자 개그맨 20년 차인데 유재석이라고 불렀다는 이유로 쓰레기라는 소리까지 들어야 하냐”고 반문한 그는 “김미화, 전유성, 백재현, 신현섭 등 전설같은 분들이 무대에 서지 않더라도 외국의 시상식처럼 객석 쪽에 자리를 마련해 분위기를 돈독히 하는 게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임혁필은 이어 “개콘을 빛내주신 모든 분들이 유재석 선배보다 개콘 안에서는 더 위대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