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심각한 농어촌서 건강한 목회하는 교회들

입력 2017-05-15 16:29 수정 2017-05-15 16:29
통계청이 2016년 발표한 우리나라 연령별 인구통계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13.2%다. 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 중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로 규정하고 14% 이상은 고령사회, 20%를 넘어서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이에 비추어보면 우리나라는 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농어촌의 고령화 현실은 UN의 분류기준이 무색할 정도다. 지난 해 통계를 기준으로 전남 고흥군은 65세 이상 인구가 37.5%, 경북 의성군은 36.8%로 이미 초고령 사회 기준을 훌쩍 넘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농어촌선교부(부장 김덕수 목사)는 농어촌의 현실을 감안해 최근 농어촌교회 노인목회 사례집 ‘장수를 축복으로 만드는 교회 이야기’를 펴내고 건강하게 농어촌목회를 하고 있는 전국의 13개 교회의 사례를 목회 유형별로 소개했다. 사례로 소개된 교회들은 많은 재정이 소요되지 않는 ‘경로대학’을 시작으로 지역사회에서 좋은 평판을 얻은 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재가복지’와 ‘노인복지센터’로 이어지는 일련의 패턴을 가지고 있었다.

노인교실 통해 지역 어르신들의 사랑방으로 성장한 창북교회
전북 부안군의 창북교회(임종주 목사) 당회는 2005년말 창북노인대학을 운영하기로 결정하고 이듬해 3월 신입생을 모집했다. 교육과정은 노래와 춤, 부안 문화 여행, 영화관람, 레크리에이션, 건강 강좌, 악기연주 등으로 다양하게 마련했다. 별다른 여가생활이 없는 농촌에서 창북노인대학은 큰 인기를 끌었다. 


교회는 노인학교의 성공을 바탕으로 2008년 창북노인복지센터를 만들었다. 거창한 건물을 세운 것이 아니라 정부가 진행하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활용해 40명의 어르신들이 도우미로 나서 도움이 필요한 또 다른 어르신들의 가정을 방문해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복지를 시행한 것이었다. 재가복지는 통원치료와 비슷한 개념으로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를 말한다. 실제 이 교회 ‘어르신 도우미들’은 지역에 있는 독거노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청소와 수리, 심부름과 발 마사지 등을 해 주면서 말동무가 됐다. ‘젊은 어르신들’이 ‘연로한 어르신들’을 돕는 상호부조를 도입하고 노인 일자리까지 확대하는 일석삼조의 결실을 거두고 있다.

경로대학에서 시작해 노인복지센터까지 성장한 모악제일교회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모악제일교회는 경로대학으로 노인목회에 눈을 뜬 경우다. 농촌교회로 인력도 재정도 없었던 이 교회는 열정만 가지고 경로대학을 설립했다. 프로그램은 총회가 매년 두 차례 시행하는 노인대학 세미나를 통해 마련했다.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아이들은 1000원, 장년들은 10,000원씩 헌금했다. 2005년 4월 문을 연 경로대학은 알찬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입소문이 나 마을에 살던 무속인들이 등록하는 ‘뜻밖의 결실’을 거두기도 했다. 


수년 간 지역사회에서 쌓았던 ‘좋은 소문’으로 ‘구이노인복지센터’를 만들 때는 완주구청 사회복지과와 총회복지재단이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2007년 출범한 구이노인복지센터는 노인복지사업의 모든 것을 진행하는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재가 노인 지원 서비스부터 일자리 제공과 노인 장기 요양 서비스, 장애인 목용 지원, 무료급식 등이 모악제일교회가 하고 있는 어르신 복지 사업들이다.

노인 재가복지만으로 어르신들의 친구가 되고 있는 금당교회
재가복지 서비스만으로 성공적인 어르신 사역을 하고 있는 금당교회(이건희 목사)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다. 반찬 지원을 시작으로 찾아가는 생일파티와 병원 동행 및 차량 지원, 도배와 장판 봉사, 나들이 서비스, 문화 체험, 전문 상담 등이 이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하고 있는 사역들이다. 이 교회는 노인복지 예산을 연간 600만원 가량 집행하고 있지만 이외의 비용은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지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건희 목사는 “농촌의 어르신들은 극한 외로움 속에 교통과 문화, 의료 등에 모두 소외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교회가 이 분들의 노후생활에 도움을 주고 친밀도를 높이는 것이 바로 선교의 핵심이라고 판단해 재가복지서비스에 집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장창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