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차량 테러로 중상 입은 할머니, 십시일반 돕는 현지 한인교회의 사랑

입력 2017-05-15 16:31 수정 2017-05-15 17:31
지난 3월 런던차량 테러로 중상을 입어 현지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박춘애 할머니. 오른쪽은 뇌수술을 받은 박 할머니의 머리 부위. 전공수 목사 페이스북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성원에 할머니의 건강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빨리 회복하셔서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의 품으로 돌아가시기를 간곡히 기도드립니다.’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 재영한인교회연합회(회장 권순신 목사)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전공수(런던 열린문교회) 목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과 함께 병상에 앉아 있는 한 할머니의 사진을 올렸다.

그의 페이스북 친구들은 ‘목사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계속 기도하겠습니다’ ‘선한 사마리아인도 이렇게 기약 없이 수고했을까요’ 같은 댓글로 격려와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지난 3월 22일 영국 런던 의사당 근처에서 발생한 차량 테러로 5명이 숨졌고 한국인을 포함해 4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중상자 가운데 한국인 박춘애(70) 할머니가 포함됐다. 남편 방모(70)씨와 함께 칠순 기념으로 패키지 관광을 하던 중 변을 당한 것이었다. 머리 등에 큰 부상을 입은 박 할머니는 현재 런던 세인트메리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입원 당시부터 50일이 넘도록 박 할머니 곁엔 가족과 함께 ‘십시일반’ 도움을 펼치고 있는 이들이 있다. 현지 한인 교회들로 구성된 재영한인교회연합회 소속 목회자와 성도들이다. 이들은 현지 교민단체 등과 함께 통역과 간병뿐만 아니라 박 할머니 가족들의 임시거처 마련, 성금 모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테러 당시 돌로 된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친 박 할머니는 두개골 절개 수술에 이어 인공뼈 대체 수술을 받았다. 그 과정에서 신체 마비, 기억상실 등의 증상도 나타났고 뇌수술에 따른 후유증도 우려됐다.

영국 정부는 그러나 현지 병원 치료비는 보장하지만 박 할머니가 귀국한 뒤에 예상되는 치료 및 간호비용에 대해서는 별도의 보상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 할머니 가족 등 보호자들의 현지 숙박 및 기타 경비에 대해서도 대책이 없다. 특히 테러는 지진·홍수 등과 같은 천재지변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보험 보상도 받을 수 없다.

이 같은 상황을 접한 교회연합회는 지난달 14일 통장을 개설하고 모금에 돌입했다. 정확한 후원금 관리 등을 위해 박 할머니가 거주하는 경북 영천시 대창면의 대창중앙교회(주종근 목사) 명의로 통장을 만들었다. 전 목사는 “박 할머니가 처한 상황은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다가 강도를 만난 사람(눅 10:30~37)과 다를 바 없다”면서 기도와 관심을 요청했다(후원계좌: 농협 351-0947-3452-83, 예금주: 대창중앙교회).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