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변 “이런 변이 있나! 내 몸에 무슨 일이?”

입력 2017-05-15 13:30

건강에 대한 관심은 남녀노소 나이를 불문하지만 40세가 넘어가게 되면 급격히 떨어지는 신체변화로 평상시와는 다른 경험을 할 때가 있다. 흔히 건강을 확인해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척도로 대변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는 데 어느 날 갑자기 대변에서 피가 섞여 나와 변기를 붉게 물들였다면 적지 않게 당황할 것이다. 최근 이런 증세를 호소하는 40대가 늘고 있다고 한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박모씨(42세, 남)는 평소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한달 전부터 이상징후가 생겼다. “얼마 전부터 복통과 함께 혈변이 나오더라구요. 밤에 폭식하는 습관이 있긴 한데 혹시 대장암이 아닐지 염려스럽습니다.” 대기업 중간 간부인 노모씨(44세, 남)는 의자에 앉는 시간이 많고 운동량이 부족하다. “몇 달 전부터 자주는 아니지만 불규칙하게 혈변을 봅니다. 배변 시 아프거나 하지 않는데 왜 그런 것인지 걱정이 되네요.” 언론사에 근무하는 최모씨(46세, 남)는 “평소 소화도 잘되고 항문에 별다른 느낌이 없는데 몇 일 전 아침에 갑자기 혈변이 나오드라구요. 술자리가 많은 편이기 한데 이 때문인 것은 아닌지 불안합니다.”고 걱정스러워 했다.

이런 증상에 대해 대장항문병원 세강병원 외과전문의 김찬호과장은 “혈변을 보는 경우는 소화기관에 출혈이 있다는 증거”라며 “선홍색 출혈일 경우 치질과 같은 항문질환을, 검붉은 색깔을 나타내면 대장암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장암 발병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므로 혈변을 보았다면 초기에 대장항문 전반적으로 진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대장암 진료 환자는 2005년 6만8240명에서 2015년 13만3297명으로 6만5057명(95.3%)이나 늘었고 최근 한 대학병원 연구결과에서도 혈변을 보는 환자 중에는 대장암의 빈도가 늘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혈변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김찬호과장은 혈변을 보게 하는 5가지 원인으로 소화관에 이상이 있는 경우, 항문 혈압 상승으로 인한 치질, 술과 담배로 인한 2차 질환, 과도한 스트레스, 대장암의 초기 증상 등을 꼽으며 "5가지 원인 중 본인에게 해당하는 것이 하나라도 있다면 출혈과 병변의 상태에 따라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혈변은 소화기질환, 대장질환 등의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평소 술, 담배 같은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과일이나 야채, 해조류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며 “섭씨 30~35도의 따뜻한 물에 항문을 담그고 자주 좌욕을 하거나 하루 30분 정도 땀이 흐를 수 있는 운동 역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혈변 예방 생활 상식을 귀띔했다.

전재우 기자